01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16조 개악에서 철폐까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16조 개악에서 철폐에 대한 단상

조용한 하늘에 날벼락일까? 아니면 폭풍 치는 날의 작은 돌풍인가?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에 온 국민이 정신이 없는 틈을 타서 각종 검열 법들이 통과되기 시작했다. 12월에는 만화의 사전검열 때문에 논란을 일으킨 청소년 보호법이 소리 없이 통과하였고, 1월에는 정치적인 검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발표되었다.

더욱이 안기부에 수사권이 확보된 상황 속에서 진행된 사건이라 더욱 정치적인 의도를 더했다. 이번 사건은 수사기관과 정보통신윤리위원회라는 위헌적 검열기구에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인 통신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할 수 있는 초헌법적 권한을 부여한 것이었다.

다행히 통신연대와 시민연대의 조직적 대응과 정치권의 빠른 움직임 속에서 폐지되기는 했지만 이 사건은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 주었다. 먼저 이번 사건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보화 정책의 기본적인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가 정보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밝힌 '공적접근', '전자민주주의'의 주장이 허구임이 명백히 드러났다. 정부는 정보기본권(표현의 자유, 정보접근권, 프라이버시)을 보장하려 하기보다는 규제위주의 정책을 통해서 끊임없이 국민을 통제하려고 할 뿐이다. 또한 아직 정통부 장관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이 있는가 하면 수사기관이 사법적 판단 없이도 간단하게 개인의 비밀을 알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며, 위헌적인 정보통신윤리위는 날로 거대해져 가고 있다. 이제 전화를 사용하는 인구가 2천만을 넘고 있고 컴퓨터통신 인구도 2백만을 넘고 있다. 이미 통신은 일상생활과의 밀접한 관련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보통신 분야와 관련하여, 정부의 통제에서 개인이 얼마나 자유로운가하는 척도는 앞으로 그 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보호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정보통신검열철폐를 위한 시민연대 대표 김영식(yskim@jinbo.net)
 



일지 :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16조 개악에서 철폐까지 

1 11 정통부 전기통신사업법 53조의 시행령 16조(이하 통신보안법) 개악 발표

1 12 각 통신망에 '통신보안법'에 대한 토론방 개설

- 나우누리 1/12(또래연대), 하이텔 1/11(BEACHBOY), 천리안 1/11(JKHL)

1 13 시민연대 1차 비상회의

민변, 노정단, 한과청, 지식인연대 영상정보팀, 정보연대 SING, 통신연대가 참여하여 대책논의

1 14 정보연대 SING 성명서 발표

1 15 시민연대 2차 비상회의

의견서와 성명서 확정, 민운탄위, 인권운동 사랑방 결합

1 17 시민연대 정통부에 의견서 제출

국민회의 정통부에 의견서 제출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과 만나 이후 대책 논의

1 18 시민연대 성명서 발표

민변 정통부에 의견서 제출

국민회의 장영달 보좌관 시민연대 방문, 이후 대책 논의

1 20 국민회의 성명서 발표

1 24 한총련 통신단 시민연대에 참여 결의

1 25 "표현의 자유와 통신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준비위 발족.

성명서, 온라인 시위, 기자회견, 공개 토론회 등 준비 작업시작

1 27 시민연대 공대위 구성을 위한 공문발송

정보통신부 문제가 되는 시행령 삭제 조치 (승리!)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성명서
'통신보안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16조 개정에 즈음한 성명서>

노동법 안기부법의 날치기 통과로 불거진 노동자의 총파업정국을 틈타 정부여당은 또 하나의 악법을 상정하였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16조! 이것은 통신상의 모든 활동을 억압하는 또 하나의 국가보안법에 다름 아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수사기관이 사법부의 영장 하나 없이 자의적으로 통신권 제한조치 뿐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인 통신권 박탈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세계최초의 통신검열기구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존재 자체의 위헌성에도 불구하고 더욱 강화된 사전 검열과 사후 통제를 가능케 하고 있다. 2백만 통신인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라는 새로운 '통신 안기부'의 출현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96년 8월 국감자료에서 밝혀졌듯이 지난 2년 동안 1천 2백 72건의 안기부 감청을 포함한 4천여 건의 전화감청과 15만 6백여 건의 우편검열이 자행되었다. 이렇듯 현재에도 검열과 감청으로 인한 인권유린이 무자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인권 유린을 합법화시키는 것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통신권을 박탈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반민주적인 폭거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통신권 제한과 박탈에 관한 정보통신부장관의 위상과 역할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지금까지 통신 제한 조치는 수사기관의 요청에 의해 정보통신부장관의 형식적인 명령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번 개정안은 수사기관에 의해 암암리에 자행된 국민의 통신기본권 침해를 뻔뻔스럽게도 공개적으로 자행하여 통신공간의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위축하고 나아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우리는 이 개정안을 통신공간의 국가보안법이라 규정한다. 개정안 시행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는 참혹하다. 진보적인 사회단체의 CUG 폐쇄와 전화, 통신의 중단조치가 이루어지고, 사회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 동호회는 문을 닫아야만 한다. 또한 표현의 자유는 더욱 위축되고 사회의 의식 있는 목소리들은 사라지게 되어 통신공간은 황폐한 사막과 같이 될 것이다. 이제 통신공간은 상품 판매와 정부의 홍보 공간으로 전락하는 비운을 맞이할 날만 남아 있다.

우리가 개탄하는 것은 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정부여당이 가장 큰 장애가 된다는 점이다. 민주적인 토론문화가 성숙되고 있는 통신공간에 족쇄를 채움으로써 의사표현의 자유로운 활동을 억압하여 민주적인 사회로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눈이 있으나 보아서는 안되며, 입은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다면 그것이 어떻게 민주사회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시도가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로 안기부의 내국인 수사권을 부활시키려 하고 전자주민카드제도의 시행으로 국민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통제하려는 계획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입과 눈과 귀를 막으려하는 저들의 음모를 2백만 통신인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통신권 보장과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그날까지 2백만 통신인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1. 국민의 통신기본권을 보장하라!

1. '통신안기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즉각 해산하라!

1. '통신보안법' 전기통신사업법 53조 및 그 시행령을 즉각 철회하라!

1. 통신검열을 철폐하고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1. 안기부법/노동법 개악을 즉각 철회하라!

진보통신단체연대모임 대표 장여경
정보통신검열철폐를 위한 시민연대 대표 김영식

 
 
<자료 :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중 개정령 16조에 대한 의견서>

1월 11일 입법 공고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중 개정령(안)의 제16조에 대한 의견이 있어, 아래와 같이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아 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중 개정령(안) (이하 개정령(안)) 제16조는 다음과 같이 되어있습니다.

제16조(불온통신)의 2항. 법 제53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정보통신부장관이 전기통신사업자로 하여금 그 취급을 거부, 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 규정에 의하여 통신제한조치를 진행한 검사, 사법경찰관이 소속된 기관의 장 또는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불온통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당해 통신제한조치와 관련된 통신의 취급을 거부, 정지 또는 제한하는 명령을 하여 줄 것을 정보통신부장관에게 서면으로 요청하는 경우

2. 법 제53조의 2의 규정에 의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가 제16조의 4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당해 정보에 대한 통신의 취급을 거부, 정지 또는 제한하는 명령을 하여 줄 것을 정보통신부장관에게 서면으로 건의하는 경우.

위의 개정령(안)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개정을 요구합니다.

1. 개정령() 16 2 1호에 대한 의견

전화가입자는 현재 2천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PC통신 서비스 가입자 또한 2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은 전화와 PC통신의 이용 등 통신할 권리가 수도, 전기 등과 같은 정상적인 삶의 영유를 위해 필수적인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김영삼 대통령이 발표한 정보화 구상에서 보편적 서비스(Universal Service)를 5대 원칙의 하나로 천명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신할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그러므로 전기통신을 이용해 범죄행위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범죄행위의 내용에 대해서만 엄격하게 판단되고 적용되어야 하며, 전기통신의 취급, 제한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 통신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화를 통해 타인에게 위협을 가했을지라도 위협을 가한 행위에 대한 사법처리가 있어야지 그 사람이 전화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과도한 법 집행이자 기본권 침해인 것입니다.

한편, 헌법 제12조 3항에 의하면 "구속, 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입법예고 한 시행령에서는 '검사, 사법경찰관이 소속된 기관의 장 또는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불온통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당해 통신 제한 조치와 관련된 통신의 취급을 거부, 정지 또는 제한'을 정보통신부장관에게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게 하여 헌법 제12조가 규정하는 영장주의 원칙을 사실상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사법부의 판단 없이 수사기관의 자의적이고 임의적인 판단에 의해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명백한 위헌입니다. 이와 같은 근거에 의하여 이 시행령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합니다.

2. 신설된 16 2 2호에 대한 의견

제16조 제2항 제2호에서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로 하여금 '정보통신부장관에 대한 서면요청에 의해 정보통신의 취급을 거부, 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사법부의 판단을 통하지 않고 윤리위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습니다.그리고, 심의기구인 윤리위에서 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심의가 아닌 전화 및 PC통신에 대한 검열을 합법화하는 것으로서 윤리위를 검열 기구화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상기 이유에 의해 이 조항 역시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

3. 통신비밀 보장권을 규정한 헌법 제 18 조에 근거한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비밀을 보호하고 통신의 자유를 신장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이의 제한이 가해질 대상을 최소한으로 한정하고 엄격하게 적용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16조(불온통신)에 관한 조항에서는 불온통신의 요건으로 '반국가적 행위의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제16조 1항의 2),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제16조 1항의 3)이라고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규정한 바, 자의적으로 해석, 적용될 여지가 많습니다. 이러한 모호한 규정은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습니다. 통신에 대한 제한은 최소한도로 적용되어야 하며,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없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합니다.

4. 정보통신공간은 그 특성상 쌍방간의 소통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 상호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외부적인 통제는 오히려 정보통신공간의 자율적이고 자유로운 대화와 소통을 가로막을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통신 관련법은 규제가 아닌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개정되어야 합니다.

위와 같이 금번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중 개정령(안)의 제 16 조 제 2 항은 헌법 제 12 조와 제 18 조에 위배되어 위헌적이라 할 수 있으며, 통신의 권리 및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번에 입법 예고한 제16조 제2항 제1호와 제16조 제2항 제2호의 철회를 요청합니다.
 

1997 1 17
인권운동사랑방 대표 서준식
진보통신단체연대모임 대표 장여경
정보통신검열철폐를 위한 시민연대 대표 김영식
민중운동탄압분쇄와 민주기본권쟁취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대표 강희남, 백기완

 
 
<자료 : 시행령 개정 철회에 대한 통신연대 성명서>
시행령 개악 저지는 통신인과 민주시민의 작은 승리이자 완전한 표현의 자유 쟁취를 향한 싸움의 출발점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개정안) 16조 유보 결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

정보통신부는 지난 27일 전기통신사업법의 시행령 중 개악된 부분인 제 16 조 2항과 4-2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진보통신단체연대모임(이하 통신연대)]과 [정보통신검열철폐를 위한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정보통신부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법적 장애를 철폐하기 위한 투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을 천명한다. 이번 시행령 개악 철회는 '포괄적이고 애매모호한 통신제한 요건 및 절차에 대한 규정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함으로써 국민의 통신기본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정보통신부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통하지 않았으며, 시행령 개정안 제 16 조가 수사기관이 사법적 판단 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위헌적인 법 조항이며 여기에 대한 통신인들과 민주시민의 공분은 정당하다는 우리의 주장이 올바름을 확인해 준 것이다. 정보통신부의 시행령 개악 철회가 이루어지기까지 진행된 통신인들과 민주시민들의 지속적 관심과 연대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번 조치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며, 이번 시행령 개악 저지는 통신인들의 자발적 참여와 시민단체들의 연대로 이루어낸 크나큰 승리이다.

그러나 시행령 제 16 조의 유보 조치로 통신상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모든 법적 장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철회된 시행령 개정안의 조항들이 없었던 작년에도 정부는 공공의 통신공간인 CUG를 자의적으로 폐쇄시킬 수 있었으며, 선거기간 중 특정후보에 대해 토론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는 이유로 통신인을 구속하는 등 통신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통신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치들이 광범위하게 있어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것은 사법적인 판단 없이 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민의 통신기본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제 53 조와 이미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위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국가보안법], [선거법] 제 251 조 등 여러 악법들이 통신공간 상의 표현의 자유와 통신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굳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통신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토론의 문화는 법적인 검열에 앞선 자기검열로 피폐해져 가고 있으며, 상용통신망 서비스 업체들에 의한 자의적인 검열과 삭제는 이러한 상황을 더욱 나쁘게 하고 있다. 이에 [통신연대]와 [시민연대]는 이번 시행령 개악 저지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 승리를 완전한 표현의 자유 쟁취를 위한 더 큰 싸움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통신연대]와 [시민연대]는 앞으로 첫째, 위헌적인 [전기통신사업법] 등 통신관련법 개정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며, 둘째, 한총련 CUG 폐쇄와 같은 통신기본권 침해조치가 또 다시 자행될 시 통신인들과 민주시민의 선두에서 실질적인 항의와 저항을 조직할 것이며, 셋째, 이용약관 개정 등 상용통신망 서비스 업체들의 자의적 검열과 삭제 관행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넷째, 영화, 음반, 비디오, 만화 등 여타 매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 쟁취를 위한 투쟁과 연대하여 통신공간에 제한되지 않는 표현의 자유 쟁취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 여기에 대한 많은 통신인들의 참여와 관심을 기대한다.
 

진보통신단체연대모임 대표 장여경
정보통신검열철폐를 위한 시민연대 대표 김영식

 
정보통신검열도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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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 등 여론을 주도해온 기존매체가 일방 통행인 데 비해 컴퓨터를 이용한 통신은 쌍방향인데다 여론 형성이나 반응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서 이 시대의 가장 효과적 매체로 인정되고 있다. 개인이나 소수집단, 특정 이해를 추구하는 단체 등 자유롭게 하나의 여론형성 주체가 되어 자신의 의사를 세계를 향해 표현할 수 있고, 동조자를 구할 수 있는 민주적 매체가 바로 컴퓨터 통신이다. 

최근 정부가 입법예고한 전기통신법에서 컴퓨터통신을 제한하거나 취급을 금지·거부·정지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헌법에 보장된 표현 자유, 통신 자유, 학문과 에술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당이나 시민단체들은 이 법 철회를 요구했고, 민변은 전기 통신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무효화를 주장했다. 

이 법은 어떤 경우에도 사전검열을 금하고 있는 헌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이 사법적 판단없이 자의적으로 통신 제한이나 폐쇄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악용되거나 남용될 소지가 크다. 수사기관이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불온통신'이라고 판단하여 서면으로 요청하면 정통부장관이 통신사업자에게 통신 취급을 거부하거나 제한·폐쇄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현재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자체 심의규정에 의하여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사전심의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상 위헌이다. 이를 고치지 않고 사전 검열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권한을 강화하는 취지의 법을 만든다는 것은, 자유롭고 활발하게 의견이 개진되고 빠르게 여론이 확산되는 매체인 컴퓨터통신의 폭발적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현재 전국적으로 2백만명이 컴퓨터통신에 가입해 있고, 인터넷에 가입한 회원만도 30만에 이른다. 통신 내용을 문제삼아 개별 국가가 자국의 법으로 규제하거나 제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제적 인식이며, 통신인구 증가로 앞으로도 규제할 방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통신내용을 규제하거나 제한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열람을 막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입법예고된 전기통신법은 국내 이용자와 이용단체들을 겨냥한 것이다. 이른바 불온통신을 한 행위는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어도 대상자의 통신행위 자체를 거부하거나 폐쇄할 수는 없다 

공개된 통신망이건 특정단체의 전용망이건, 사법부의 판단 없이 수사기관의 자의적 요청으로 이 시대의 가장 유효하고 민주적인 매체를 제한하려는 것은 언론 자유를 근본적으로 막아보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겨레신문 97 921일자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