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안기부 통신사찰 사건


올해 6월24일 나우누리 사회단체CUG <21세기프론티어>에는 한 회원의 글이 게시됐다. 'PC통신공간에 안기부가 뛰고 있다'는 제목의 이 글은 모신문사 기자이기도 한 게시자가 나우누리에 취재차 들렸다가 안기부에 의한 통신사찰의 혐의를 포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안기부 모과장의 직인이 찍혀있었고, 특정 이용자번호에 대한 자료 협조요청을 담고 있다는 공문을 확인했다는 이 글이 나우누리 플라자란(여론광장)에 옮겨 게시되면서 통신인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iaak3이라는 ID를 가진 나우누리 이용자의 신원이 확인되면서 해당 이용자와 나우누리간의 치열한 사실 확인작업 공방과 여론전이 진행됐다. 특히 나우누리측은 안기부 공문서의 존재 자체를 확인시켜주지 않았고, 당사자에 의해 제안된 토론실 개설도 거부했다.

이 사건을 통해 안기부를 비롯한 수사기관들이 통신공간에 대한 일상적인 감시와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케 되었다. 특히 전기통신사업법 53조를 악용, 수사기관들은 임의적으로 통신이용자들에 대한 비밀수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에서 충격을 더해준다. 통신비밀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개인의 신상정보 등이 어떠한 보호장치도 없이 수사기관들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법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음의 관련자료는 사건이 처음 통신망에 공개되기 시작해 iaak3 이용자의 공개 질의와 각종 반론문 등을 갈무리, 종합한 것이다.▶



/Nownuri/ C21 21세기 프론티어-회원광장 (#7922/7922) 1/5

기사> PC통신공간에 안기부가 뛰고 있다

올린이 worldi (손형국 ) 97/06/24 21:37 읽음 : 11 관련자료 없음

안기부가 최근들어 PC통신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있어 개인의 통신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관련업체에 따르면 안기부 천리안을 비롯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PC통신서비스 운영업체에 수시로 직원을 파견, 특정 사용자번호(ID)에 대한 가입자 정보와 게시물 내용은 물론 심지어 개인 전자우편 내용까지 공공연히 열람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오전만 하더라도 한 PC통신업체에 안기부 직원이 찾아와 「103실장」명의로 된 공문(수육 72310-***)을 제시하면서 가입자번호 i****에 대한 가입자 정보를 요구하는 장면이 취재진에 의해 목격됐다.

그러나 이 공문에는 가입자 정보를 요구하는 사유가 전혀 기록돼 있지 않아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 「통신비밀의 보호」 조항이 남용될 소지를 남기고 있다. 통신비밀 보호조항은 수사상 필요에 의해 관계기관이 전기통신업무에 관한 서류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구한 경우 사업자는 이에 응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문접수 업체의 직원에 따르면 안기부 직원이 공문을 들고와 가입자 정보를 요구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며 대부분 전화로 특정 ID를 불러주면서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직원은 또 안기부내 여러 부서에서 같은 ID에 대해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않아 부서간 공조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안기부는 지난해 말부터 특정 사용자가 주고받는 전자우편을 임의로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달라고 PC통신업체에 요청하는가 하면 해외에서 검열전용 컴퓨터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의 모든 PC통신 ID에 대해 검열이 가능해져 대선을 앞두고 사상 유례없는 통신자유 침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에는 나우누리와 하이텔 천리안 등에서 불온통신을 한 혐의로 PC통신 사용자 63명이 무더기로 ID를 삭제당한 일이 발생, 최근들어 PC통신 자유가 크게 제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총연맹 총무국 최세진씨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불온통신 단속조항과 제54조 통신비밀의 보호조항이 정보기관들에 의해 명백히 남용되고 있다』면서『민변 전국연합 통신연대 등 단체와 공동으로 위헌소송을 제기해 PC통신인들의 권익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안기부는 PC통신 검열 지적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도 『혹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선처해달라』고 밝혔다.

< 임>
1. 현재 위의 기사는 게재여부가 무망한 상태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공문의 사본이 입수돼야만 보도하겠다는 신문사측의 입장때문입니다. 저는 공문 내용을 베끼는 데는 성공했지만 복사는 없었습니다. 

2. 신문사는 기사를 내보내고 안기부가 공문의 존재를 정면 부인하거나 기사가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할 경우에 대비해 공문의 사본을 확보해두는 것이 취재기자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합니다. 

3. 그러나 PC통신업체들은 결코 공문 사본을 넘겨줄 없다는 입장입니다. 공문을 넘겨주었다가 안기부의 내사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예상치 못한 피해를 받을 있다는 판단인 같습니다. 공문을 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자 PC통신업체들은 더욱더 문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4. 저는 이런 PC통신업체들의 태도를 비난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진실보도의 참뜻을 헤아려서 전향적인 판단을 내려주길 바랄 뿐입니다. (*) 

 
 



[노동자의 -_-*] 5

안기부의 정보검열 반대한다

올린이 iaak3 (이찬희 )97/06/28 18:28

읽음 124 관련자료 없음

★ 노동자의 눈 -_-* {특집} ★

안기부의 검열강화

- 통신공간에 대한 마녀사냥이 시작되었다

[노동자의 -_-*] 대한 사찰

- 통신인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함께 하는

- 편지보관함을 뒤지는 안기부가 미워요

안기부의 검열강화

신문의 기자인 손형국씨는 6월 24일 충격적인 기사를 <21세기 프론티어>에 올렸다. [pc통신 공간에 안기부가 뛰고 있다]가 그것이다.

그에 따르면, 안기부는 사용자 번호(ID)에 대한 가입자 정보와 게시물 내용, 나아가 전자우편 내용까지 공공연히 열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정보통신공간을 검열, 수색, 검증하는데 있어서 통신회사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이 사유와 법적 근거없이 전화 한 통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이 밝혀져 파문을 던지고 있다. 이것에 대해 나우콤의 한 관계자는 "안기부의 요청을 거절하면 통신회사에 대한 내사가 들어오기 때문에 순순히 응한다"고 하여 그 심각함을 표현하고 있다.

안기부의 정보검열과 사찰행위(이용자의 폐쇄공간인 편지보관함을 수색, 검증하는 것은 엄연히 사찰이다)가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는 이러한 추세는 한총련 탄압과 다가올 대선을 겨냥한 것이다. 한총련과 관련하여 사용정지된 각 대학 총학생회의 ID와 정부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 또는 한총련을 옹호한 사람의 ID와 게시물이 무단 삭제된 사례가 이를 뒷바침하고 있다.

안기부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사법권을 갖고 있기에 비민주적 통신탄압은 더욱 경악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보통신상에 올린 글을 이유로 구속되고 재판을 받은 사례는 국가보안법과 선거법 밖에 없다는 사실은 통신인 각각을 잠재적 반국가사범으로 본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공권력을 남용하여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신공간을 황폐하게 만드는 안기부의 정보검열에 대해서 강력한 항의가 시급히 조직되어야 한다.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김형국씨의 목격담에 의하면, 안기부직원이 나우콤에 공문을 제시하며 이용자정보를 요구한 특정 ID가 바로 [노동자의 눈 -_-*(이하 [눈]이란 한다)] 발행인 iaak3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103실장」의 명의로 된 공문(수육 72310-***)에는 개인정보 및 편지보관함을 열람할 수 있는 사유와 법적 근거가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는 점이다.

헌법 제37조 2항에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즉, 안기부의 사법적 권한이 국가보안법인 이상 발행인은 국가보안법 상의 문제에 한하여 검열과 사찰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발행인에 대한 사유가 없는 이상 공문에 의한 사찰은 정당한 수사권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국가보안법의 목적은 반국가활동 규제인데 반해 발행인은 그러한 활동을 한 적이 없다.

만일 본질을 꿰뚫어 보고, 올바른 관점에서 진실을 다루는 주간 정세지 [눈]의 발행이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했다면, 그것은 헌법 제21조 1항에서 보장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의 위헌성을 너무나 뚜렷하게 드러내는 자기모순일 뿐이다.

나우콤은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 3항인 수사상 필요에 필요에 의한 관계기관으로부터의 전기통신업무에 관한 서류의 열람이나 제출을 서면으로 요구받는 때에는 이에 응할 수 있다에 근거하여 안기부의 요구를 들어주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화 한통과 사유가 기록되지 않은 공문 한 장으로 이용자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응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법에 대해서 전혀 무기력하다.

본인의 승낙없이 제3자에게 신상정보를 누설 또는 공포하지는 않는다는 게 통신회사의 원칙이다. 그러나 수사상 목적으로 영장제시가 있는 경우 신상정보를 넘겨줄 수 있다고 밝히는 한편 [수사상 요구]가 타당한지 여부를 검토하지 않음으로써 헌법과 법률이 보호하는 「통신의 비밀」을 위반하고 있다. 더군다나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1항에는 우편물의 검열과 전기통신의 감청은 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정하여 6항에는 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는 종류, 목적, 대상, 범위 및 기간을 특정하여 기재해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발행인을 검열·사찰·감청하는 데 필요한 서류에는 그러한 요건이 전혀 없었다. 또한 그러한 범죄적 행위는 관행적이었다.

발행인에 대한 안기부의 사찰은 나우콤과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의 합작품이다.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규정, 감시통재를 강화하는 공권력의 행위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뒤흔들기에 충격을 준다. 통신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 신념의 자유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통신인의 권리이다. 발행인은 토론실에 [안기부 정보검열 반대한다]는 안건을 올렸다. 여러분의 동의가 밝고 희망찬 통신공간을 만드는 데 기여를 할 수 있다.


[편지] iaak3 감시 중인

안기부 담당자에게..

올린이 iaak3 (이찬희 )97/06/26 07:57

읽음 : 313 관련자료 없음

iaak3 내사 중인 안기부 담당자에게...

감시하는 사람과 감시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시대의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 위축하는 데 의의가 있는 한 개인적으로도 유쾌할리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슬픔입니다.

6월 23일 저의 가입자 정보를 요구한 당신은 단지 [103실장]이라고 적혀있을 뿐입니다. 저의 이름, 나이, 집 주소, 전화번호, 직업은 기본적으로 아실 것이고, 심지어 제가 18살 때 폭력혐의로 사회교육을 받은 사실도 아실 겁니다. 이미 조회를 해봤을 테니까요. 저의 개인보관함에서 아내가 부친 쪽지 "사랑해, 여보"도 읽었을 겁니다. 그외에 저에 대해서 더 아시는 부분이 있습니까. 어쩌면 제가 잘 모르는, 까마득히 잊어버린 과거까지도 들추어 보았을지 모를 일입니다. 103실장님은 그렇기 때문에 제 아내보다, 어머니보다 절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검정고시에 합격한 날짜를 외우고 계시다면, 어쩌면 저보다 더 내 자신을 알고 있는 겁니다. 그것은 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저는 밑바닥 삶의 곳곳을 저인망처럼 훑으며 살아온 놈입니다. 제가 12살 때, 어쩌면 103실장님의 구두를 닦아주고 500원을 호주머니에 넣던 그 꼬마일지 알 수 없습니다. 더욱 알 수 없는 건 새빨간 볼을 비비며 껌을 팔러 다닐 때 남몰래 호떡을 사주던 그 마음씨 좋은 경찰관 아저씨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또 103실장님과 저는 이렇게 만났습니다. 저는 장년하여 한 여자를 사랑하였고, 이어서 결혼하고 땀 흘리며 노동하는 사람이 되었으며, 103실장님은 안기부의 직원으로서 저와 대면하였습니다.

앞서 말한 바대로 우리는 희대의 악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저 밀실의 한 구석에 설치된 단말기가 저의 사생활을 염탐한다고 생각하면, 저절로 소름이 끼치고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한 증오심이 우러납니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한편, 저를 내사하는 103실장님의 기분도 그리 유쾌하리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103실장님도 집에 돌아가시면 한 집안의 어엿한 가장이시고, 이웃에게는 훌륭한 신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분노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그것의 논리적 귀결이 증오심입니다. 103실장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민주주의란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긴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입니다. 종교박해 때문에 죽은 사람보다 자신의 사상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들이 더 많았던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이처럼 민주주의는 지구의 무게보다 무거운 숭고한 인간의 피와 땀으로 지켜졌고, 유지되었습니다.

저는 민주주의를 사랑합니다. 배고픈 사람들이 배터지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모습이 민주주의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목숨을 건 열애를 하는 것도 민주주의입니다. 오지라지게 욕설을 퍼붇는 술집 할메의 구김살 없는 성질도 민주주의입니다. 그렇습니다. 제게 있어서 민주주의란 배터지게 밥 먹을 수 있는 권리와 목숨을 건 사랑을 할 수 있는 권리, 욕을 실컷 할 수 있는 권리 이 모두를 일컫습니다. 하지만 배터지게 밥을 먹을려면, 노동이 소외당하는 착취와 억압이 사라져야 합니다. 목숨을 걸고 사랑할려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욕을 실컷 할려면 언론의 자유가 쟁취되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제가 사는 이 땅의 어디를 둘러보아도 민주주의가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사랑할 뿐만이 아니라 당신도 사랑하는 민주주의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와 103실장님이 대면한 이순간에는 더욱더 민주주의가 보이지 않습니다.

혹자는 통신공간에서의 민주주의를 최후의 보루라고 칭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전국적 네트워크와 신속한 정보교류, 다양한 입장과 풍부한 논의가 진행되는 곳, 바로 이곳에 한때 민주주의가 생생한 꽃을 피웠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가 민주주의의 학습장이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통신공간을 통해 민주주의를 배우고 있습니다. 저 또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배우는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어느날 통신공간은 더이상 민주주의의 산실이 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지고 척박해졌습니다. 봄이 와도 새싹을 피우기 힘들 정도로 철저하게 망가지고 있습니다. 103실장님이 소속한 안기부를 비롯한 경찰과 기무사 등 공권력의 침해과 명백히 헌법에 위배되는 전기통신사업법의 실효 때문입니다. 통신인에게는 사형선고와 같은 ID삭제, 개인의 신상정보 및 전자우편과 개인보관함을 임의로 검열 당할 수밖에 없는 박탈감,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게시물 삭제 더 나아가 CUG 폐쇄에 이르는 극단적인 탄압이 엄존하는 오늘의 현실은 제2의 광주학살을 방불케 합니다.

저의 가입자정보를 요구한 공문번호는 <수육 72310-***>입니다. 301실장님이 이 공문을 작성했을 것이라 믿어집니다. 저는 이틀 후인 25일이 되어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곧 나우누리에 전화하여 구체적인 연유를 물었습니다. 담당자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정보통신법에 의하면 공문의 존재조차 발설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사법기관에서 공문을 보내면 거부할 수 있는 권리조차 우리에게는 없다."

301실장님은 정말 대단한 권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의 의지조차 묶어버릴 정도라면 하늘에 나는 새도 충분히 떨어뜨릴 것입니다. 저를 감시하고 있는 상황이 그 힘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궁금한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301실장님 명의의 공문에는 가입자 정보를 요구하는 사유가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고 목격자는 전하고 있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 [통신비밀의 보호] 조항의 남용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안기부법에는 공권력의 이러한 남용을 처벌하는 조항이 없습니까. 제가 알기론 있는 데 301실장님이 무심하게 넘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안기부요원이 처벌당한 사례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301실장님의 남용으로 인해 제가 어떤 이유로 감시받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억울하게 상황을 감수해야 합니까. 분명히 헌법에서 정한 행복권의 침해입니다.

둘째는 저의 어떤 부분이 위협적이었던가요. 우스개소리지만 저는 떡대같은 안기부요원과는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그 점은 301실장님도 주지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주간 정세지 [노동자의 눈 -_-*]을 문제삼은 것이 아닙니까. 노동자의 눈은 이제 4회째 발행하였고, 지속적인 독자 수 역시 기대치에 못미칩니다.

차라리 외면 당하지 않은 것이 이상하지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눈에 눈독을 드리는 까닭은 오히려 자신들의 허약함을 증명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천문학적인 대선자금, 잇따른 노점상 타살 사건, 임투에 따른 야만적인 노동운동 탄압 등 이와 같은 맥락에 이번 제 사건을 연결시키는 것이 옮겠지요. 왜냐하면 노동자의 눈은 지금껏 열거한 사건들을 비판적으로 다루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문의 발간이 안기부에게 있어 금지된 장난으로 비친다 해도, 노동자의 눈을 심판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사람은 301실장님이 아니라 전체 통신인이고, 신문의 독자입니다. 국가보안법의 잣대로 [노동자의 눈 -_-*]의 이적성을 찾아내기는 참 쉬울 듯 합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 국가보안법의 모호함을 능동적으로 해석, 조작의 제단에 저의 팔과 다리를 묶으면 상황이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눈 -_-*]은 북한을 추종하여 찬양·고무·선전·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타도되어야 할 대상입니다.

설마 총 조회수가 200을 겨우 넘기는 조그만 신문이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학생, 노동자, 주부, 백수 등 각각의 신분에 속한 사람들이 노동자의 눈을 읽고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 또한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눈은 복잡하기만 한 세상 돌아가는 속사정을 간단 명료하게 정리하여 저마다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도와주는 신문일 뿐입니다. 사실이 그럴진대, 안기부에서 이처럼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지, 또한 안기부의 유일한 사법권인 국가보안법의 잣대가 어째서 필요한 건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두서없이 말이 많았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301실장님의 행동은 저에게, 또한 안기부의 행동은 전체 통신인에게 결코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이익이 되는 쪽은 안기부와 경찰, 기무사 등 표현의 자유를 검열, 억압, 구속, 수배하는 모든 세력입니다. 통제와 순종, 폭력과 굴종의 관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고, 그 힘의 역관계는 통신공간에서 더욱 명확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표현될 수 있는 자유는 오직 통제와 폭력, 그것입니다. 나머지는 순종과 굴종의 대상일 뿐입니다. 301실장님과 저의 역관계가 증명하고 있는 바입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검열, 탄압하는 세력은 여전히 악의 세력으로 인식됩니다. 우리는 이처럼 화해할 수 없는 갈등의 강 저편에 서로 놓여져 있습니다. 비록 제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염탐함으로서 서로 가까운듯 느껴진다고 해도 말입니다.

사상 유례 없는 통신자유 침해, 저는 이러한 불의에 대해서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이것이 저의 마지막 말입니다. 안녕히...

철의 노동자


나우누리는 불법적인 정보검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iaak3 (이찬희 )97/06/27 20:18

읽음 : 104 /관련자료 없음

나우콤의 불합리한 약관과

비민주적 행동에 대한 진정

정보검열을 자행, 공안탄압에 앞장서는

귀사에 경의를 표합니다.

17(회사의 의무)

2. 회사는 이용자로부터 제기되는 의견이나 불만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즉시 처리하여야 합니다. 단, 즉시 처리가 곤란한 경우에는 이용자에게 그 사유와 처리일정을 통보하여야 합니다.

이용자의

본인은 나우누리의 이용자로써 ID는 iaak3입니다. 저는 금년 6월 23일 귀사로부터 매우 부당한 행위를 당하였기에 약관에 기술된 회사의 의무 제2항에 의거하여 피해사실을 진정합니다.

사건의 발단

6월 24일 <21세기 프론티어>에는 회원 손형국의 글 [pc통신에 안기부가 활보한다]가 올려졌습니다. 경악스러운 점은 이용자의 편지보관함도 정보검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손형국의 목격담 중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6월 23일 안기부직원이 특정 ID의 개인정보를 요구한 바, 특정 ID가 본인의 소유라는 점입니다.

사건의 경과

6월 25일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한 본인의 심정은 매우 찹찹합니다. 본인이 발행하는 주간 정세지 [노동자의 눈 -_-*] 건으로 정보검열이 발생하였다고 사료되는 바, 더욱 불쾌함을 누를 수 없습니다. 따라서 6월 25일 저녁 5시, 본인은 전화로 나우콤의 담당자와 만나 본 사건의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하였습니다. 담당자의 해명은 너무나 간단·명료하였기에 덧붙일 설명도 없습니다. "안기부는 사법기관이기에 정보를 요구하면 거절할 수 없다. 공문의 존재는 확인해 줄 수 없다. 또한 공문에 적힌 정보검열의 법적 근거도 밝힐 수 없다. 하지만 나우누리는 정보민주주의를 위해 사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안기부의 정보검열 협조를 당사자에게 통보하지 않은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용인에게 통고할 이유가 없다"

사건의 문제점에 앞선 나우콤의 위선

본인은 안기부의 폭압성을 앞에 놓고 나우콤의 위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자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발언은 터무니없다고 말합니다. 폐쇄된 한총련 코너와 70여 개를 헤아리는 사용정지된 ID, 천 단위를 세다가 지쳐버린 게시물 삭제 건수 등등 나우콤이 다른 통신회사의 그것보다 더 악랄한 통신탄압을 자행했음을 증명하는 현실이 비웃고 있습니다. 나우콤의 약관을 꼼꼼히 읽어보면, 이용자에게 책임만이 있을 뿐이고, 회사는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회의 안녕질서 또는 저해할 목적"이 있는 경우입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코걸이가 되는 모양 애매모호한 규정입니다. 즉, 나우콤은 삭제와 정보검열의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급부로 정보통신부 장관과 경찰, 안기부 등이 정보검열의 협조를 구할 때 이에 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우콤은 공권력의 충실한 시녀로써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나우콤이 최소한 민주적 의지가 있었다면, 그들 자신이 본인에게 말한 것처럼 '헌법소원'을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건의 문제점 1

지난해 10월, 김영삼 대통령은 '투명하고 공정한 정보 민주주의 사회'를 목표로 하는 정보화 전략 5대 목표를 발표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정보민주주의 구현의 실체다. 정보민주주의에서는 열려 있는 전자공간을 통해 국민들의 알 권리, 의사표현의 자유, 신념의 자유 등이 보다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 장관 이하 안기부와 경찰, 그리고 나우콤을 비롯한 통신회사의 야만적인 정보검열의 3위1체는 이를 정면에서 거부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사건은 김영상 대통령의 발언을 아주 명확하게 뽀록내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의 통신검열, 그 현장에 우리는 있습니다. 정보통신사업법 53조와,집시법, 국가보안법의 잣대가 사상과 표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국통신 CUG 폐쇄, 한총련 CUG 폐쇄 길고 올해 초 민주노총의 CUG 폐쇄 협박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발행는 [눈]이 안기부의 검열대상에 올랐고, 또 매일 편지보관함이 침탈 당하는 사실은 놀랄 일도 아닐 것입니다. [눈]은 바로 이러한 모순과 질곡. 왜곡과 부정, 협박과 정보검열, 구속과 수배의 현실을 밝고 건강한 노동자의 눈으로 전달하여 이 땅의 통신인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취지로 4회째 발간된 주간 정세지입니다. [눈]에 이적성이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단식투쟁을 기사화한 것이 북한을 추종, 고무, 유인물을 배포한 행동이 될 수 없습니다. 철거민을 성폭행한 철거깡패들을 처벌하라고 한 것이 국가변란에 대한 선전·선동은 더욱 아닙니다. 공무원 노조 준비위를 지지하고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위선적 행동을 지적한 것이 공공의 안녕과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동이 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따라서 안기부가 국가보안법의 잣대로 본인을 내사(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사찰')하고 있는 사실은 용납될 수 없을 따름입니다.

사건의 문제점 2

안기부는 본인에 대한 사찰을 눈치 챈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정보검열은 없다. 있다면 선처해달라." 나우콤의 담당자는 공문의 사본을 요구하는 본인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정보통신법에 따르면 공문의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 모두는 가당찮고, 속 보이는 거짓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인이 정보통신법에 눈 어두운 것을 이용하여 뻔뻔스레 혓바닥을 놀린 것입니다.

귀사와 안기부에서 끝끝내 공문을 밝히지 않으려는 이유는 다른 데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103실장]의 명의로 된 그 공문에는 정보검열을 요구하는 법적 근거가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 목격한 기자는 정보통신법 53조를 공권력이 남용하고 있음을 개탄하였다고 합니다. 역설적으로 [눈]은 국가보안법의 잣대에 휘둘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고, 곧 안기부가 본인을 사찰할 정당성이 없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우콤은 자발적으로 본인에 대한 정보 및 편지보관함을 수색, 검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습니다. 이것은 정보통신사업법을 방패로 삼고 있는 나우콤의 불법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입니다.

마치며...

안기부에서 [눈]을 검열하고 본인에 대한 사찰을 전개하고 있는 현실은 오늘날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반영합니다. 깡패에게 폭행 당하고, 강간 당하고, 해고 당하고, 수배 당하고, 끝내 목숨마저 잃는 끔찍한 상황입니다. 사장들은 노동자와 진보적인 인자와의 결합을 두려워 합니다. 복수노조를 허용했음에도 노동운동이 발전, 노동자의 이익을 훌륭하게 담보하는 데 경계심을 떨치지 않습니다. [눈]이 탄압 당하고 본인이 사찰 당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눈]은 허위와 왜곡, 기만과 위선의 모순을 뚫고 본질을 직시할 수 있는 올바른 관점을 제공하려 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문에서 드러나듯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보안법으로 옭아매려한 안기부의 행동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공권력의 시녀로써 충실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나우콤은 법적 근거도 없는, 단지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공문 한 장의 위력에 본인의 개인정보 및 사찰을 협조한 불법성으로부터 면피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나우콤은 지끔껏 본인에게 저질러온 잘못, 즉 정보유출, 편지보관함 사찰권 부여, 거짓말 등을 속시원하게 고백하고 용서를 받는 길을 택하십시요. 그리고 전향적인 사고를 하여 공문사본을 공개하고, 통신인을 옥조이는 정보검열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전자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데 성의를 보여주십시요.

나우콤의 양심을 기대합니다.

1997. 6. 27 [노동자의 -_-*] 발행인


[퍼옴] 가공할만한 안기부의 통신탄압! 올린이 iaak3 (이찬희 )97/07/02 18:47

읽음 : 236 관련자료 없음

오늘 날짜로 한겨레 신문에 개제된 내용입니다. 최근 들어 부쩍 통신검열을 강화, 통신탄압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안기부의 활동을 비판하였습니다. 저(iaak3)를 비롯하여 다수의 찬우물 회원들이 안기부의 내사를 받았으며, 또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를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사태입니다. 국가보안법을 휘두르고 있는 안기부를 탄압하여 통신공간에서 내쫓아내야 합니다. 지금 토론실(go acro)에 안기부의 통신검열 반대한다는 제목의 안건이 올라와 있습니다. 여러분의 성의와 관심이 많이 부족합니다. 하루빨리 토론방에 상정되어 안기부의 야만적 탄압을 대중화, 여론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을 읽고 난 다음 재청을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목 [한겨레창/정보화와 인권]

'정보화' 인권과 따로간다

"한국형 정보화엔 인권 의식이 실종됐는가.”

정보화 성장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연평균 40%일 정도로 우리 사회의 정보화는 날로 빨라지고 있는 뒤안길에 이런 지적의 소리가 높다. 특히 최근엔 국가기관이 피시통신 검열에 직접 개입하거나 엄격하게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를 공동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인권침해와 위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국가의 통신 검열 논란=지난달초 정보통신부는 한총련 출범식에 즈음해 경찰청의 협조요청에 따라 60여명의 피시통신 아이디(사용자 이름)를 사용중지하고 통신글을 삭제하도록 피시통신업체에 직접 지시했다. 이는 불온통신에 대해 정보통신부가 통신의 취급 거부·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에 따른 것이다. 피시통신업체의 관계자는 “당시 아이디 사용중지와 통신글 삭제를 수시로 지시할 수 있게 업체 담당직원을 24시간 대기하도록 요구하기까지 했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통신업체들에 따르면 최근엔 안기부 직원이 통신업체를 직접 찾아와 특정 사용자의 신상정보 열람을 요구해 말썽을 빚기도 했다 . 이 역시 `수사기관의 자료 열람·제출 요구에 통신사업자는 응할 수 있다'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에 따른 것이다. 피시통신업체 관계자는 “관련법 자체가 국가기관의 검열을 가능하게 해놓아 통신업체가 이를 거부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4대 피시통신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모임을 갖고 대책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디가 사용중지된 민주노총·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과 피시통신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위헌소송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보화의 생명인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진 못할 망정 이를 정부가 검열하는 행위는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공동이용 방안 추진=총무처에서 추진중인 `공공기관의 행정정보 공동이용 방안'은 특정목적에 따라 수집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를 포괄적으로 공동이용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란 점에서 역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령으로 입법예고돼 현재 법제처에서 심의중인 이 규정안은 이달안에 국무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헌법학자 김일환 박사는 공공기관조차 개인정보를 목적 외에 주고받는 일을 엄격히 제한하는 외국의 추세와는 정반대”라며 “행정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검철] 토론실 안건 삭제에 대한 진정서

올린이 iaak3 (이찬희 )97/07/05 13:41

읽음 : 69 관련자료 없음

토론실 안건 무단삭제에 대한 진정

시작하는

심히 유감이고 불쾌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제가 상정한 안건 [안기부의 통신검열 반대한다]를 삭제한 분명한 명분을 알 수 없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귀사에서 요술방망이처럼 써먹는 "부적절하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들어가는

군사학의 대가인 클라우제비츠는 명분에 대해서 정의를 내린 바 있습니다. "고상한 척 하지만 무척 야비한 것" 안건을 삭제한 귀사의 행동이 과연 정당한가, 또한 행동을 정당화시킨 명분은 합리화될 수 있는가 의문시됩니다.

귀사에서 부적절한 토론의제라고 밝힌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본인의 안건을 삭제할 수 있었던 경우는 "이미 제안, 상정되어 있거나 수차 토론된 바 있는 의제는 삭제"한다는 원칙에 근거한 모양입니다. 본인은 이 원칙이 매우 모호하여 귀사의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할 권한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중국 한나라 시절 장가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장가는 조정에 대해 매우 비판적일 뿐더러 논쟁하길 자주 즐겼습니다. 실용주의적, 합리주의적 관점에 선 그의 의제에 대해서 뭇사람들은 혀를 내두를 뿐 감히 '아니다'라고 하질 못했습니다. 어느날 장가에 감정을 품은 한 벼슬아치가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장가는 같은 의제를 두번 다시 사용하지 못한다" 이에 장가 왈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풀을 뜯어먹고, 홍수가 져 장마빚을 얻어쓰고 있는 형편이 매년 계속되는 데, 그렇다면 나는 이같은 상황에 불만도 품을 수 없단 말인가"

인간의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거늘 정작 장가의 입을 막은 그 상황이 나우누리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인은 아이러니함을 느낍니다. 백번 양보하여 장가의 넋두리를 인용하다면, 안기부·경찰·기무사의 매일같은 통신검열과 사찰에 대해서 나는 최소한 불만도 품을 수 없다는 말인가.

토론의 의미를 다시 제기하며

토론이란 사리를 분명히 하려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연구하고 의논하는 것을 뜻합니다. 귀사에는 본인과 다른 토론의 방식을 가지고 있진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안건을 상정, 재청을 하는 사람은 순전히 이용자의 몫이자 권리입니다. 삭제된 [안기부의 통신검열 반대한다]는 이미 50명 이상의 재청과 토론 동의를 획득한 안건이었습니다. 이를 애매한 잣대로 부적절하게 삭제한 귀사의 태도는 토론에 대한 몰이해를 전제한 횡포 그 자체였다고 표현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안기부의 통신검열은 pc통신이 존재하는 한 영원할 것입니다. 이제 개인정보가 유출, 편지보관함이 강탈당하는 사태는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일상적이고 조직적으로 통신탄압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 대다수의 통신인들은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안기부의 통신검열을 반대하는 안건은 pc통신이 존재하는 한 영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귀사는 영원히 가위질을 하실 의향이십니까?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파는, 즉 상식에도 어긋나는 못난 행동을 파렴치하게 자행하는 귀사의 뻔뻔스러운 작태에 대해서 본인은 고소를 금치 못합니다. 한나라의 모순을 통렬하게 비판한 장가의 입을 막을 순 있었어도 결코 전체 민중의 불만을 막지 못한 우매한 관리의 지혜처럼, 그 관리의 혈통을 계승한 귀사의 잔인한 횡포는 본인 일인의 입을 막을 수 있어도 절대 전체 통신인의 불만을 덮을 수 없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지요.

나가는

귀사가 전향적으로 사고하여 삭제된 안건 [안기부의 통신검열 반대한다]를 원상태로 회복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주먹이 먼저 나간다는 무릇 깡패스타일의 삭제방식을 가진 귀사의 우매함이 이번 일로 하여 총명함으로 환골탈퇴하길 간절히 원합니다.

1997. 7. 5 철의 노동자


  

키보드를 누르지 마라! 

[누군가 당신을 감시하고 있다]

6월30일 11시.PC통신 나우누리 이용자 이훈희씨(노동정보화사업단 근무)는 서초구 방배동 나우콤 본사를 찾아갔다. 국가안전기획부가 자신의 아이디(iaak3)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공문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였다.

"공문을 보여달라."

5일전 이씨와 전화통화에서 "보여줄 수 없다. 법적으로 신청하라"고 말하던 나우콤측은 직접 찾아온 그한테 공문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공문에는 '국가안전기획부 대공분과 103실장' 명의로 아무근거 없이 iaak3에 대한 개인정보를 요구한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나우콤은 이에 대해 "이처럼 근거도 없이 개인정보에 대한 요청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수사상 필요에 따라 관계기관으로부터 전기통신업무에 관한내용을 서면으로 요구받은 때는 이에 응할 수 있다.'는 전기통신사업법 54조를 안기부가 남용한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나우콤측은 "이씨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우리가 이씨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그가 가입하면서 적어놓은 전화번호와 주소밖에는 없다"며 "공문의 요건이 안 갖춰져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공문에 찍힌 날짜인 6월 23일 이후 "누군가 '구청직원'이라며 나에대한 구체적 신상을 묻는 전화를 동생이 받았다"면서 "다른 사람이 나한테 보낸 전자우편(메일)의 내용까지 알려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한테 메일을 보냈던 한 통신인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안기부의 공문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실이 PC통신상에 떠들썩하게 퍼지자 "나우콤측에서 알려줬냐, 주의해달라"는 안기부의 항의전화가 왔다고 나우콤 경영지원본부 윤설아씨는 밝혔다. 나우콤은 안기부의 이런 '후안무치'에 대해 불쾌한 분위기. 나우콤측은 "이씨가 법적대응을 했으면 좋겠다"고 까지 말했다.

"나우콤에서 알려줬냐"

지난 7월 7일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에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PC통신업체들이 96년 한해 동안 수사.정보기관에 개인 통신정보를 알려준 사례는 1백66건이었다. 이는 95년 46건에 비하면 약 4배 정도 늘어난 수치. 통신업체들은 어떤 이용자에 대해 어떤 이유로 어느 만큼의 정보를 제출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인적사항, PC통신의 대화내용, 게시물, 메일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모든 통신정보가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통신 이용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당 수준의 개인정보가 수사.정보기관에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던 한 천리안 이용자는 "나에 대한 경찰의 조사자료에 대화방에서 동료와 사적인 대화를 나눴던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기자한테 증언하기도 했다.

수사.정보기관들이 이러한 개인정보를 얻는 과정은 특정 개인에 대한 집요한 통신상의 '미행'과 '감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우콤 측은 "지난해 가을부터 안기부가 특정 사용자가 주고 받는 메일을 '임의로'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통신업체와 수사.정보기관 사이의 긴밀한 협조관계가 확인된 셈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CUG(전용정보통신공간) 대표시삽 최복락씨는 "PC통신은 전화와 달라서 통신업체 시스템에 모든 게 저장된다. 그만큼 쉽게 개인에 대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다. 이를테면 게시판에 '혁명'이나 '투쟁' 같은 말을 적은 사람들의 명단을 뽑아 특정 개인의 통신 활동을 모조리 추적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스스로 판단할 기회조차 없다

지난 5월부터 6월 사이에는 한총련 출범식에 대한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나우누리에서 60개, 천리안에서 9개, 하이텔에서 3개(이상 확인된 숫자)의 아이디가 사용중지를 당하고 관련 게시물 수천개가 삭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체들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변명한다.

"우리는 전기통신사업법 53조 '불온통신에 대해선 그 취급을 거부,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한 '명령'을 집행한 것뿐이다"

그러나 통신인들은 "통신업체도 이용자들을 생각한다면 그런 요구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통신업체 스스로 검열에 앞장서는 흐름이 더욱 강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조광희 변호사는 "국가기관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53조 자체가 위헌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아이디 무더기 사용중지와 게시물 삭제에 대해서도 "'불온통신'의 기준이 애매한 상황에서 폭력적으로 이뤄진 조치였다. 사실상 통신공간 속의 살인과 다름없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러나 정보통신부는 지난 14일 "앞으로 3회 이상 PC통신에 불온문건을 게재한 이용자는 사용중지 조처를 내릴 것이다. 통신사업자와 수사기관의 의견을 수렴, 불법문건 게시자에 대한 이용정지 기간의 기준을 정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혀 통신검열에 대한 논란은 더더욱 불이 붙을 전망이다.

아이디 사용중지 사태의 피해자인 민주노총,전국연합,진보통신단체연대모임(통신연대)등은 지난 6월 21일 정보통신부 앞에서 '정보민주주의 실현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한'집회를 열며 이제까지 통신공간 속에서만 펼쳤던 '온라인 시위'에서 벗어나 바깥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훈희씨 문제에 대해선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통신인들은 통신공간을 "단지 얼굴을 보지 못하고 말 대신 키보드를 누르고 있을 뿐, 이용자들이 서로의 감정과 표현을 나누는, 사실상 바깥 세상과 다를 게 없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자체 검열'에 익숙해져 있는 형편. 통신연대 대표 장여경씨는 "통신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함부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문제가 될만한 글은 남의 아이디를 빌어 쓰는 일도 잦아졌다"고 말한다.

PC통신은 과연 첨단.정보화 시대를 상징하는 우리의 미래인가. 한 때 '새로운 의사소통의 공간', '민주적 토론의 장'으로 기대를 받던 PC통신. 일반민주주의의 고전적 원리인 표현의 자유마저 보장되지 않는 한 통신공간은 암흑시대의 새로운 상징밖에는 안 될 것이다.

월간 사회평론 8월호
기자수첩 [컴퓨터 시대를 앞서가는 인권탄압,통신검열]
 
 
통신감청 급증...지난해보다 2.3 

--------------------------------------------------------------------------- 

안기부와 경찰 등 수사기관이 전화통화 내용을 엿듣고, 정보통신 부와 컴퓨터통신 업체가 컴퓨터통신 이용자의 사용자 이름(ID) 사용을 정지시키거나 폐쇄하는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 김영환 의원(국민회의)과 정통부에 따르면 수사기관에서 올해 들어 지난 6월말까지 한국통신 등에 요청해 실시한 통신 감청 건수는 2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28건보다 230% 증가했다. 이 가운데 2164건은 일반범죄 수사, 227건은 국가안보 목적을 위해 통신감청을 했다. 하지만 179건은 감청을 시작했으나 48시간 안에 법원의 허가를 받지 못해 중지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건에 비해 350% 증가한 것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통신감청을 남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사기관별로는 경찰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 증가한 14 52건으로 가장 많고, 검찰이 308% 늘어난 539건, 안기부는 163% 많아진 355건, 기무사는 155% 증가한 45건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말까지의 컴퓨터통신 사용자이름 사용정지와 폐쇄 건수는 3026건으로, 지난해 1년치 2413건보다도 많은 것으 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데이콤이 1838명, 나우콤이 623명, 한국피시통신이 

359명의 사용자 이름 사용을 각각 1~3개월 동안 정지시켰고, 삼성SDS는 206명의 사용자 이름을 폐쇄했다. 

올해 들어 지난 6월말까지의 우편검열 건수는 3만39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8813건보다 30% 준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섭 기자) 

한겨레신문 97 9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