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5.3. 유니텔-한국성폭력상담소 주최 온라인성폭력 사이버토론회


 

작년에 이어 유니텔과 한국성폭력상담소 공동 주최로 유니텔 토론실에 온라인성폭력에 대한 사이버토론회가 열렸다. 토론 주제는 다음과 같다.

11월 25일(수) - 12월 1일(화) : 온라인성폭력, 범죄 혹은 도덕적 잘못?

12월 2일(수) - 12월 9일(수) : 온라인성폭력, 어떻게 해결할까요?

/ 건강한 통신문화를 위한 제언

토론실은 일반 유니텔 이용자와,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발급한 임시 아이디 이용자 외에도 사회의 저명인사들이 패널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① 온라인성폭력 관련 사이버토론회 공지게시물

[번 호] 264 / 295 [등록일] 98년 11월 19일 12:09 Page : 1 / 3

[등록자] 성폭력 [이 름] 최영애 [조 회] 41 건

[제 목] [온라인성폭력]관련 사이버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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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까지 PC통신 유니텔과 함께 `98 세계성폭력추방주간(11.25~12.10)기념 [성폭력추방을 위한 사이버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인 온라인성폭력은 컴퓨터통신내에서 상대방이 원치 않는 모든 성적인 언어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익명성을 특징으로 한 컴퓨터통신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상 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온라인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건강한 통신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사회각계의 인사들과 일반이용자가 함께 하는 사이버토론회를 기획하였습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 전체 토론회는 다음과 같은 주제로 진행됩니다.

11월 25일(수) - 12월 1일(화) : 온라인성폭력, 범죄 혹은 도덕적 잘못?

12월 2일(수) - 12월 9일(수) : 온라인성폭력, 어떻게 해결할까요?

/ 건강한 통신문화를 위한 제언

2. 토론장소 : 유니텔내 특집토론실

전문패널 게시자료=========================================================

안녕하세요? 유니텔 이용자 여러분!

영화배우 문성근입니다.

이렇게 통신에서 여러분들을 만나뵙게 되니 새로운 기분이기도 하고 또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 드는군요. 저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명예지킴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일을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성폭력이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토론회에도 참여부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온라인문화나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에 대해서는 저보다는 다른 이용자분들이 훨씬 더 전문가이시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외람될 수도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그냥 제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정보사회가 발달할수록 온라인은 또 하나의 사회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보를 나누는 곳으로, 의사소통 수단으로, 그리고 새로운 여론매체로 떠오르고 있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보화세상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통신이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신세계를 만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온라인세계는 결국 현실사회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현실에 사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익명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통신이 때론 상대방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의 도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 토론회의 주제인 온라인성폭력이겠지요.

저도 지난 7월경에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스크린쿼터 토론방을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느꼈던 것은 소통보다는 단절과 상처였습니다. 거기에는 상대방에 대한 진지한 귀기울임이나 이성적인 판단과 논리보다는 일방적이고 단선적인 의견이 너무 많았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가 너무도 절실하더군요.

온라인성폭력은 그러한 통신문화에 기존의 차별적인 성문화가 절묘하게 겹쳐진 결과인 것 같습니다. 익명성이라는 장치뒤에 숨어서 사회적인 약자인 여성을 공격하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는 너무도 비겁한 행위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올린 자료를 보니 피해자들이 매우 심각한 정신적인 피해를 입는다고 하는군요.

상대방이 눈앞에 있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글자 몇 개일뿐인데 정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까?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저의 경험에 비추어볼때 십분 공감이 가는군요.

이 문제가 단순히 도덕적인 잘못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통신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상대방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주는 한, 이는 명백히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는 눈앞에 있다고 해서 인간에 대한 예의와 규범을 가지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함부로 행동하는 곳이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러한 일들이 법으로 규제되기 전에 우리 스스로 자율적인, 그리고 인간다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와 존중이겠지요. 온라인성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도 거기에서 찾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이버토론회가 그러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영화는 좋은 관객이 만듭니다"

"좋은 통신세계는 좋은 이용자가 많듭니다"

유니텔 통신 이용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청년정보문화센타]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임종석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성폭력 추방을 위한 사이버토론회)가 열린 데 대해 매우 뜻 깊게 생각하며, 먼저 이를 위해 노력하시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PC통신 유니텔]에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PC통신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면서 통신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온라인에서 자기 사생활과 익명·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누구나 생각과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갖는다"는 이른 바 '사이버인권'에 대해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정보화사회를 사는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이며, 사이버인권에 대한 인식과 제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할 권리입니다.

그러나 모든 자유와 권리에는 동시에 절제와 의무가 따른다는 것 또한 잘 알아야 합니다. 특히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온라인 성폭력) 문제는 우리모두의 자유를 위해 반드시 추방되어야 합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온라인 성폭력)은 도덕적 잘못을 넘어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당하는 사람에게 심한 성적 모욕과 수치심을 유발하고, 정신적 피해와 후유증을 낳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성폭력이나 추행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익명성'을 이용해 훨씬 더 저질스럽고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즉각적인 대응이 원천적으로 봉쇄당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입니다. 나우누리의 통계에 따르면 응답자 중 남성의 68%, 여성의 85%가 직·간접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이는 PC통신을 자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했다는 것으로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것입니다.

우리 모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아야 합니다. 먼저 우리 스스로 나서서 해결해 봅시다. 공개대 화실에서 이러한 성폭력행위가 벌어질 경우, 당하는 사람이 자기가 아니라고 해서 구경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나서서 범죄자를 몰아내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다음으로 PC통신회사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PC통신회사는 얼마든지 제재조치를 할 수 있음에도 회원 확보경쟁에 눈이 멀어 이를 꺼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명 등의 방법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이용자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분명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성폭력특별법 내 통신이용음란 조항에 의해 처벌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에 압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시민단체와 협력한다면 충분히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온라인 성폭력)은 범법행위입니다. 그리고 범법행위는 처벌되어야 합니다. 범죄를 방치하는 한 우리에게 자유와 권리는 없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원순입니다.

아래 글들을 보니 벌써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군요. 저도 잠깐, 짧게나마 제 의견을 적어두고 갈까 합니다. 익명을 보장하는 통신공간은 이름을, 때로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이지요. 그러니 그토록 용감하게, 무식하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아무래도 비겁합니다. 병적이지요. 숨어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채 상대에게 함부로 아무말이나 한다는 것은 어디 화장실에서 온갖 몹쓸 그림이나 낙서를 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신성한 사이버공간을 화장실로 만들수야 없지 않습니까. 더구나 화장실 낙서도 품격이 있지요. 그속에 인생과 철학과 위트와 유머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제공한 예시를 보면 그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군요. 그것은 외설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폭력은 주먹만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문제를 단속하고 제재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문제 가 끝나지 않습니다. 자신에 대한 품위의 문제가 아닌가요.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춘 멋진 신세계를"

안녕하세요? 국회의원 이미경입니다.

이미경입니다. 여자입니다. 국회의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화방에서는 왕초보입니다. 대화방에 들어가 본 경험은 열 손가락 꼽을 정도입니다. 지난번에는 "대화방의 주역, 00띠 모여라" 라는 말에 기분 좋게 들어가 보았더니 24년 아래 00띠더군요. 한번은 잠깐 이방, 저 방 살펴보다 나와 신문 클리핑을 하고 있는데 '메모'가 오더군요. 느낌이 참 이상하더군요. 모르는 사람에게서 만나자는 연서를 받는 듯 했습니다. "아, 이래서 아람이(내 맏딸)가 그렇게 컴퓨터 앞에 밤늦게까지 앉아 있었구나. 내 마음도 이런데 우리아이는 얼마나 설렐까" 라구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대화가 진행중인데 갑자기 한 명이 들어오더니 마구 욕을 한 다음 그냥 나가버리더군요. 마치 길을 걷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행패를 부리고 간 느낌이었습니다. 다소 생경하지만 가상현실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없는 생생함, 그것은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직접 말로 듣는 것 이상으로 화면에 뜨는 활자의 생생함이 주는 감정적 충격은 큽니다.

지난번 아우성의 구성애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성폭력을 당한 사람의 첫번째 증상은 무력감이라고요. 그저 멍청하게 있게 된답니다. 온라인에서의 성폭력의 증상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당황해서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그 후유증에 한동안은 컴퓨터 키는 것도 두렵다고 하며 초보인 경우에는 아예 컴퓨터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기도 한답니다.

사이버공간은 신천지입니다. 앞으로 성별도 나이도 학력에도 차별이 없는 멋진 신세계'가 될는지 혹은 온갖 범죄자와 매춘이 활개치는 할렘의 뒷골목이 될는지는 우리 네티즌들의 굳센 의지와 노력에 달린 것이 아닐까요?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춘 멋진 신세계를 우리 한번 만들어 봅시다.

안녕하세요. 시사평론가 정범구 입니다.

평소 통신방을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 프로그램 [정범구의 세상읽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을 모니터하기 위해 가끔 통신방을 기웃거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제가 느끼고 경험한 부분은 아주 제한적 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폭력 상담소측이 게시한 몇 가지 사례를 보니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 성폭력도 아주 우려할 만한 수준이더군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똑같은 칼이라도 그것이 요리사의 손에 들려 있으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지만 강도의 손에 들려 있으면 무시무시한 사건이 납니다. 같은 이슬이라도 그것을 양이 마시면 젖을 만들어 내지만 뱀이 마시면 독이 됩니다.

21세기는 정보화 사회라고 합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정보화를 외치고, 컴퓨터나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예 사람 축에도 끼지 못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화라는 것도 개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참된 정보화의 의미가 있지 그렇지 않다면 오락이나 폭력의 수준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정보화 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토론과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전자 민주주의 시대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토론의 공간을 온갖 욕설과 폭력적 언어가 장악한다면 전자 민주주의는 설 곳이 없습니다. 이러한 사이버 공간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언어폭력 사용자)들과 싸워야 할겁니다.

사이버 공간은 익명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공간에서야말로 서로 명예를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얼굴이 감춰져 있다고 해서 아무 말이나 막 한다면 그 말은 화장실의 유치한 낙서와 똑같은 것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화장실에 낙서할 공간이 없어서 현대 과학의 총아인 사이버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사이버 공간을 화장실 수준으로 추락시켜서는 안되겠지요?

사이버 공간이 참되고 열린 토론의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최은순 변호사입니다.

성폭력상담소에서 법률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토요법률상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온라인 성폭력에 대해 의견을 주셨는데 저도 늦었지만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일부 사람들이 사이버 공간에 대한 흥분된 썰레임과 기대를 가졌던적이 그리 얼마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모든 권력이 배제되고 성별, 인종등의 차별의 벽도 없어지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신천지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던 것이지요.

그런데, 얼마있지 않아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렇게 온라인 성폭력을 염려해야 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사이버 공간도 결국은 현실과 동떨어질 수 없었던 것이겠지요. 사회의 지배적인 의식구조와 문화와 사람들과 동떨어져 위 공간만이 존재할 수 없었던 탓이겠지요.

그러므로, 현실세계가 그대로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가 있는 것이라고 보여지는데요. 오프라인 상에서의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신체접촉이나 대면등이 전제되고 있지요. 뿐만 아니라 지배적인 성폭력에 대한 개념이(103번이 잘 지적하고 계시는데요) 정조관념과 성기위주 등을 중심개념으로 하는 여성에 대한 강간 및 성추행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일반적인 성폭력과 다른 온라인 성폭력이 과연 행위자의 도덕적인 측면을 넘은 법적인 규제영역인 성폭력에 해당하는가 하는 점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통적인 성폭력 개념의 문제점에 관해서는 위에서 인용한 103번 님의 글에 전적으로 동의하므로 여기서는 언급을 피하겠습니다만, 이러한 전통적인 성폭력 개념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여성단체들과 피해자들 및 기타 여러분들의 선구적인 활동으로 인해 변화되어 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종전에 성폭력을 정조에 관한 죄의 장으로 이름 부쳐 두었던 것을 강간과 추행의 죄로 바꾼 것이라든지 일명 성폭력 특별법을 제정하고 그 속에 그 이전에는 성폭력으로 처벌받지 않든 몇가지 죄를 다시 규정한 것이라든지 하는 것을 보더라도 미미하지만, 그러한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위 성폭력 특별법에 통신매체이용음란죄라고 하여 전화, 우편,컴퓨터 기타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음향, 글이나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케 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맨 처음 전화가 보급되었을 때, 전화를 통한 협박등이 사람을 대면하고 행하는 직접적인 폭력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여 논란이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현재 전화를 통한 협박은 협박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듯이, 사이버 공간이 아직은 우리생활에 제대로 뿌리내리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 온라인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다만, 온라인 성폭력을 추방하고 건전한 사이버 공간을 만드는 것은 이용자들이 앞장서서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표현의 자유와 이를 제한하고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는 표현을 규제하는 권력은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온라인 성폭력이 너무 심하여 도저히 자체해결이 안 될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법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그만큼 우리가 애초에 꿈꾸어 왔던 사이버 공간에 대한 환상과 장점은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온라인 성폭력이 도덕적인 견지를 넘어 법적인 범주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과 현실적으로 법적인 문제로 나타나는 것은 다른 것이므로, 법적인 문제로 되기 이전에 먼저 자율적인 이용자들의 자제와 상호감시 등의 방법으로 그야말로 사이버 공간을 새로운 이상세계로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럼, 오늘은 이만 줄이고 다음 기회에 또 만납시다.

안녕하십니까?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강지원입니다. 이렇게 가상공간에서 여러분을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가끔 언론사 홈페이지나 PC통신상의 온라인토론장에 들어가 보면 개중에는 사적인 감정이나 심하게는 욕설까지 섞어 올리는 사례가 너무 많습니다. 과연 이러한 수단이 건전한 여론을 대표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존재필요가 있는지 의심하게 됩니다. 얼굴을 대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 가상공간 속에서는 이렇게 비일비재하다면 온라인 성폭력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통신은 익명성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상대가 밝히지 않는 이상 남자인지 여자인지 조차도 알 수 없습니다. 당사자들끼리 매우 사적인 공간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데서 언어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싶다는 유혹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익명성 때문에 사이버 공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더욱 진지하고 정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내가 올려놓은 글의 내용, 글쓰는 태도, 사용한 언어외에는 글쓴이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PC통신 인터넷 등 온라인 통신은 우리 젊은이들이 공간을 초월해서 더욱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편리하면서도 혁신적인 첨단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그러나 아직 현실공간처럼 치안이 확실히 갖추어 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스스로의 통신환경을 만들어가는 매우 자율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모두 가상공간의 치안감시자, 사이버 캅(CYBER COP)이 되었으면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성폭력을 포함한 모든 언어폭력을 목격하셨을 때 절대로 동조하거나 침묵하지말고 즉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각 통신회사에서 제공하는 제재수단을 이용는데 그치지 말고, 그 자리에서 당사자를 퇴출시키고 그의 잘못을 명백하게 깨달을 수 있도록 분명히 지적하는 것입니다. 가상공간이 우리 젊은이들을 용기있는 시민으로 길러내는 또 하나의 훈련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온라인 성폭력이 문제인 이유

정보민주화와 진보적 통신을 위한 연대모임 대표 장여경

얼마전 주병진쇼에서는 "섹시하다는 말이 성희롱인가 아닌가"를 두고 논쟁을 붙였다. "성희롱이다"는 주장 편에 서서 토론에 참여한 여성 동지야 참으로 고전했겠지만, 이 논쟁은 상정된 질문 자체가 잘못 주어졌기 때문에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토론이었다. 어째서 그런가?

지금 이 질문은 어째서 실질적인 강간이 발생할 수 없는 '온라인에서의 언어'가 성폭력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먼저 잠시 짚고 넘어가보자. 성폭력이란 무엇인가? 성희롱은 무엇인가? 그리고 '온라인 성폭력'이란무엇인가?

지배적인 성폭력에 대한 인식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첫째, 성폭력은 '정조에 관한' 문제라는 인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성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맥락을 배제한 채 여성의 몸을 단지 개인적인 '결단'의 수준으로 환원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여성의 몸을 '여성 자신에 의한' 것이 아닌,'남성에 대한' 것으로 대상화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아동 성폭력이나 남성에 대한 성폭력 또한 문제시할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성폭력은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라는 측면에서 재규정되어야 한다. 둘째, 성폭력은 흔히 '얼마나 저항했는가'의 문제로 국한된다. 여성이 자신의 정조를 지키기 위하여 얼마나노력했느냐는 것이다. '법은 지킬 가치가 있는 정조만 지킨다'는 야만적인 언명도 이러한 야만적 인식에서 제출된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첫 번째 문제 의식의 맥락에서 바라볼 때, 저항이 아니라 당사자가 '동의했는가'의 문제로 마땅히 재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따라서, '성폭력'에 해당하는 범주 또한, 해당하는 특정한 성행위, 즉 성기를 삽입했느냐, 혹은 바로 그 순간 어떻게 했느냐의 문제로 협소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 입장에서, 그리고 일어났던 모든 연속적인 맥락을 포함해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즉 특정한 행위 뿐 아니라 그 행위가 위치해 있는 사회적 조건과 관계, 모든 맥락이 당연히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당연히 '성희롱'의 개념 또한 성립할 수 있게 된다. 해당하는 '성행위'의 문제가 아니라, 또한 성기 삽입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일체의 성적 행위가 성폭력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성적인 지배질서에 의한 보복형 성희롱, 환경형 성희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이유에서이다. 이 생각을 조금 더 진전시켜 보면, 중요한 것은 '특정한 성행위'가 아니라 성폭력이 일어난, 그리고 그 전후의 '맥락'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보자. 역시 문제는 특정 단어 그 자체가 아니다. '섹시하다'라는 말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명백한 대상화, 호명하는 자와 호명당하는 자, 그로 인한 성불평등적 사회 관계의 공고화의 측면에서 폭넓게 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어 자체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이미 논리의 악순환을 내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의 성폭력은 어째서 문제로 상정될 수 있는가? 온라인을 단적으로 규정하는 '가상'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온라인상에서는 실제적인 신체의 접촉, 대면접촉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대로 성폭력의 개념을 신체의 직접적인 접촉이나 해당하는 행위에서 보다 폭넓게 확장한다고 할 때, 성폭력은 물리적인 신체에 어떤 행위가 가해졌는가의 문제 이상이 되고, 이 경우 온라인에서 성적인 지배 질서에 근거해서 여성, 혹은 성적 소수자의 의지에 반해 가해지는 폭력은 모두 성폭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온라인에서 여성, 혹은 성적 소수자의 의지에 반해 일어나는 모든 언어 폭력, 성차별적 언어 뿐 아니라 온라인 공동체를 구성할 때 지배적인 성적 질서에 의하여 배제와 소외를 발생시키는 일체의 행위 또한 온라인 성폭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성폭력은 여성, 혹은 성적 소수자인 이용자들의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을 방해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성행위의 문제' 이상이 된다. 온라인에서 느끼는 불쾌감과 억압은 곧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 의지를 희석시킬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형성되는 질서에서 여성, 혹은 성적 소수자를 배제한다. 따라서 온라인 성폭력은 공적 자원에 대하여 모든 이의 평등하고 자유로운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념에서 제출된 '접근권'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에도 심각하게 다루어질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어떤 여성학자는 온라인 성폭력이야말로, 가상 공간을 그 초기 모습이었던 남성 엔지니어들의 세계로 머무르게 하려는 남성들의 전술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던 것이다.

당연히, 온라인 성폭력의 문제는 온라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정한 '단어'에 대한 문제도 아니다. 성폭력의 문제는 '성불평등이 만연한' 사회 전체적인 맥락속에 위치시켜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만 올바른 해결책이 제출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성폭력 또한 일차적으로 성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전체적인(오프라인!) 노력 속에서 근절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온라인 활동가들과 기존의 여성 운동계가 더욱 굳세게 연대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무엇보다, 온라인 성폭력에 대한 해결이 '시삽의 책임'으로 환원될 수 없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네트워크 운영자에게 삭제나 규제 권한을 준다고 만연한 성폭력이 사라질 수 없는 것이 당연할 뿐더러, 이러한 규제는 진지하고 자유로운 성담론의 생산과 유통 또한 억압하여, 결국 평등한 세상을 향한 여성들의 발걸음 앞에 놓인 걸림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