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인터넷 등급제를 어떻게 볼것인가?

 2.1 기술에 의한 검열 가능한가? - PICS에 대한 분석

  1) 보호냐? 검열이냐? 기술에 의한 검열

  2) 인터넷 차단 소프트웨어, 차단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

  3) 등급제 시스템(Rating System) 과 PICS

  4) 인터넷 등급제의 비판적 이해
 
  5) 그리고 열린 가능성 
 

2.2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등급제  

2.3 인터넷 등급제 실시될까? 
 


 2.1 기술에 의한 검열 가능한가? - PICS에 대한 분석


1) 보호냐? 검열이냐? 기술에 의한 검열

미대법원은 지난 8월 26일 인터넷상 음란물 규제를 주요내용으로 지난해 2월 제정된 "연방통신품위법"에 대해 언론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미 대법원의 판결 요지는 새로운 통신 매체로 등장한 인터넷에서의 언론 자유는 책이나 신문같은 활자매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대법원은 인터넷 규제를 담은 법안의 '품위없는', '명백히 저속한' 등의 표현이 지나치게 불명료해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동안 인터넷 언론자유를 주장해온 사회단체와 출판업자들, 컴퓨터 산업종사자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미국의 '민주주위와 과학기술센터'의 제리 버만은 이번 결정이 "21세기의 권리장전" 이라며 기뻐했고 컴퓨터 황제 빌게이츠도 이 결정에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반면 포르노 규제를 주장해온 시민, 종교단체 회원들은 판결 직후, 대법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 미성년자와 어린이들이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는게 이들의 우려다. 실제로 미국의 USA 투데이지와 CNN 방송의 공동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시민의 94%가 대법원의 이 판결이 잘못된 것이고, 어떠한 형태로든 이러한 종류의 규제법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1997.6.28 조선일보)

이 문제에 대하여 미 대통령 클린턴과 민주당 행정부 그리고 의회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은 무엇일까 ? 그들의 생각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하여 밝혀진 바가 있다. 클린턴은 비서와 놀아나는 등, 음란했던(?) 예전의 사생활과는 달리 실제 선거 때 자신에게 표를 던질 수 있는 94%의 미 학부모들의 편에 끼어 들었다. 그리고는 앞장서서 가족의 사랑, 교육의 중요성 등을 외쳐가면서 통신품위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법원이 음란물의 인터넷 게재를 불법화하려는 연방정부의 조치가 위헌이라며 이 법 규정의 대부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자신은 아직도 연방통신품위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그리고 계속적인 클린턴의 발언은 자신의 표를 유지하겠다는 신념의 표현의 다름이 아니다. 즉 이는 현재 미국 내에 불고 있는 보수화의 바람에 가장 적절한 클린턴의 대응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가 계속 연방통신품위법을 주장하기에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는 민주당과 클린턴 행정부의 선거 자금을 분석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95-96년 미선거기간중 단일 기부자로서 가장 많이 정치헌금을 한 기업과 단체는 대형 담배 및 양조회사, 정유회사, 영화제작사, 노조 등이었던 것으로 미국의 비당파적인 연구기관인 리스폰시브(RESPONSIVE) 정치센터가 발표했다. 그중 민주당의 정치 자금의 주공급원을 담당했던 단체들은 각종 미디어 회사 및 노조, 변호사 단체였다.

정치헌금 기부 개별기업 순위로서 4위를 차지했던 월트 디즈니사는 총 기부금 1백35만달러 가운데 1백만달러를 민주당에 주었으며, 또한 미국 최고의 노조단체인 AFL-CIO는 올 선거에 대비해 2천5백만달러의 특별자금을 마련해 보수강경파 공화의원들을 개별적으로 공격하는 텔레비전 광고를 자체 제작해 이를 지역구에서 방영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벌여 왔다. 이와 함께 1천만 달러의 예산을 갖고 노조내 정치조직들을 총동원해 표적으로 정한 공화당 의원들 지역구에 내려가 집중적인 낙선운동을 벌였다.

현재 민주당의 보수화 경향과 낙태, 금연 등의 문제로 이러한 정치헌금의 추세는 점점 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위의 단체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들 단체는 그 단체의 본질적 속성에 의하여 검열에 대한 반대의견을 일반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또한 현재 미국의 이끌어가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는 정보, 통신, 미디어,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입김은 사실상 블루리본 운동과 검열반대의 미 연방 통신 품위법의 위헌 판결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였다.

결국, 클린턴 행정부가 고려해야할 두 커다란 주체는 미국의 선거권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미국 학부모들과, 그 선거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는 미디어, 소프트웨어 회사, 노조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학부모들은 검열이라는 형식을 가진 규제안이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미디어사와 노조는 이와는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단 소프트웨어들은 그 필요성이 현재 미국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다. 그 이유는 차단 소프트웨어를 통한 기술적 검열을 한다면, 규제를 강화하지 않고서도, 미국의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또한 이 방법은 새로운 규제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회사들에게 새로운, 그것도 아주 광대한 시장을 열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클린턴 행정부에게는 일석이조의 놀라운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어진다. 클린턴 행정부가 기술적 검열에 의존하려는 태도는 이미 텔레비젼에 V-Chip을 장착하려는 시도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차단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불고 있는 보수화의 바람 - 다원적 다윈주의

?영향력있는 미국 우파 보수주의 단체 가운데 하나인 `기독교 연합' 지난해 11 중간선거 전역에 있는 6만개 교회에 공화당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33백만장의 `투표 안내서' 배부했다. ?이 `투표 안내서'는 미국 보수주의의 주장과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국회의원에 대한 임기제한, 예산균형을 위한 헌법 수정, 낙태 반대, 공립학교의 기도 허용, 군대의 동성연애자 배제, 중죄에 대한 사형 선고 확대, 연방정부의 의료보험 중단을 비롯한 사회보장 제도의 해체, 소득세 인상 반대, 정부규제 해제, 작은 정부 등이다. ?보수파의 영향력은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보수파 최대의 로비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는 공화당 후보에게 엄청난 정치자금을 대주는 한편 전국적인 광고를 통해 토마스 폴리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의 거물들을 집중 공략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금 미국사회는 바야흐로 가깝게는 80년대 레이건시대로, 멀리는 50~60년대의 과거로 되돌아 가는 정책 제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본주의의 진행과 더불어 나타난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수정하자고 나온 사회보장 제도를 해체할 것을 주장하는 것을 비롯하여, 이민자에 대한 증오감과 이익박탈 주장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런가하면 흑인을 비롯한 소수민족·여성 등 제도적 구조적으로 열세에 있는 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취업·입학 등에서 일종의 쿼터제도같은 것을 허용해 온 `소수민족 우대법(평등법)'조차 공화당 쪽에서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60~70년대의 민권운동을 통해 이룩된 `역사의 진보'가 폐기될 위기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처럼 현재 공화당 지배의 의회를 중심으로 미국사회에 급격하게 번지고 있는 보수주의 물결은 흔히 적자생존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사회적 다윈주의'로 표현된다. 강자가 살아 남아야 하며, 약자는 강자가 되도록 정부의 도움없이 스스로 힘을 키우라는 것이다. ?사회적 다윈주의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앨빈 토플러 등 미래학자들이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제2의 물결'인 산업의 시대에 나온 '거의 모든 정책들'―정부의 적극적 역할, 사회보장제도, 경제성장 정책― 은 `나쁜 것'이며, 따라서 `제3의 물결'인 정보의 시대에 걸맞는 정책들인 작은 정부, 교육의 사립화, 기업에 대한 자유방임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수의 물결이 미국사회를 거세게 몰아 치다 보니,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쪽에도 덩달아 보수화 경향이 나타나고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보수파들이 따로 목소리를 모으고 있으며, 클린턴과 행정부는 한술 더 떠 이제는 거의 공화당과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의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거대한 보수화의 물결은 검열이라는 새로운 논쟁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오히려 대다수의 국민이 앞에서의 설문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연방통신품위법에 찬성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2) 인터넷 차단 소프트웨어, 차단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

일반적으로 차단 소프트웨어(여러 다른 이름으로 불리우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서는 차단 소프트웨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라 함은 인터넷 상의 정보중 사용자에게 부적합하다고 느껴지는 정보를 사전에 차단하는 소프트웨어와 그 기술을 통칭한다.

(1) 차단 소프트웨어의 범주

가. Stand Alone Software

이 프로그램들은 직접 사용자의 PC에 설치되어,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과 함께 동작하면서 어떤 특정한 - 사용자의 입장에서 불건전하다고 생각되는 - 사이트들에 접근을 막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PC의 인터넷 접속 통로를 직접 감시하는 방법으로 동작한다. 즉 PC의 경우에는 직접 Winsock을 감시하는 방법으로 불건전한 정보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1995년 3월 이러한 범주의 소프트웨어가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회사들이 새로운 방법을 이용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들을 선보였다.

이 소프트웨어들은 소프트웨어의 공급사가 주기적으로 갱신해주는 불건전 사이트 목록, 혹은 부모나 감독자들이 직접 제작한 목록을 이용하여, - 예를 들어 플레이보이나 펜트하우스 사이트 등이 나열되어 있는 목록 - 자녀들이 이 사이트들에 접근하려고 하면 이를 막아주는 URL 목록 제한 방식과, 사이트의 내용중에 NUDE, SEX 등의 부모가 생각하기에 불건전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이 포함된 사이트의 접근을 막는 키워드 제한 방식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로서 미국에서 출시된 것으로는, 사이버패트롤(Cyber Patrol), 사이버시터(CyberSitter), 서프와치(SurfWatch), 넷레이티드(NetRated), 넷쉐퍼드(Net Shepherd), 세이프서프(Safe Surf) 등이 있고,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전산원과 정보통신 윤리위원회가 NCA패트롤 (http://security.nca.or.kr/ncapatrol.html)이란 차단 소프트웨어를 배포했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을 이용하여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무료이거나 매우 싼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미 많은 가정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메일이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받거나, 아예 PC를 구입할 때 번들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에는 거의 모든 컴퓨터가 구입 즉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세팅해서 팔곤 한다. 이 때 차단 소프트웨어들도 같이 인스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나. 상업용 통신망에서의 검열 혹은 등급제 기능

또 하나의 범주로서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하이텔이나 천리안과 같은 통신망에서 직접 제어하고 있는 검열 및 등급제 기능이다. 즉, 일반적인 PC 통신망에서 어떤 음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할 때, 통신망의 관리자가 이를 직접 막는 방식이다. 매우 강제적인 방식이고, 이른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예는 미국보다는 우리나라에서 너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음란물에 대한 단속과 함께 많은 통신인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검열이 더욱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통신망에 거리낌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죄로 국가 보안법의 올가미에 걸려든 사례나 한총련의 CUG 폐쇄 사건같은 경우도 이러한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보통은 통신망 회사 자체에서 자신 삭제하는 경우도 많지만 암암리에 정부로부터의 압력을 받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에는 각각의 통신망에서 그들의 통신망에 접속하기 위한 전용 에뮬레이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 예를 들어 천리안의 매직콜, 유니텔의 유니윈, 나우콤의 나우로윈 등 - 미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전용 에뮬레이터 시스템이 무척 보편화되어서 대부분의 사용자가 윈도우 환경에서 전용 에뮬레이터를 이용하여 자신들이 가입한 통신망에 접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전용 에뮬레이터에 앞의 검열 기능을 집어넣어 통신망과 연동시키면서 효율적으로 검열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같은 기능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전용에뮬레이터의 성능 개선으로 좀 더 대중화가 될 때에는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다. PICS 차단 방식에 기반한 새로운 웹브라우저

이 방법을 적용할 경우에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인스톨할 필요성은 사라진다. 이미 인터넷 익스프로어에는 제공되고 있는 기능이지만 웹브라우저 자체가 등급 및 검열 기능을 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내용등급 기술표준체계인 PICS(Platform for Internet Content Selection)은 HTML문서에 등급을 지정하도록 하여 지정된 등급레벨에 따라 접근을 통제하는 방법이다. PICS 등급정보는 HTML 태그처럼 문서의 머리부분 HTTP header나 Meta TAG를 이용하여 등급정보를 지정하게 된다. 문서제공자가 자신이 제공하는 문서의 머리부분에 음란외설 등급에 해당하는 문서임을 지정하게되면 PICS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는 음란외설 등급된 문서로 인식하여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위의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가 인터넷 자원에 접근하기 전에 등급 허용가능성을 문의하고 각 문서마다 매겨진 등급정보를 읽어 허용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한 후 서비스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컴퓨터 및 인터넷 사업 종사자들로부터 거대한 물결이니, 필연적인 선택이니 하는 찬사를 받아가며, 새로운 인터넷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2) 검열 및 등급 설정의 방법

가. 키워드(Keyword) 제한 방식

가장 고전적인 방식이고, 효과에 비하여 부작용이 더 많았던 방식이다. 여러분은 아마도 검색 엔진 몇가지는 사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때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위해 어떤 키워드를 입력하게 되는데 검색엔진은 이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는 문서를 사용자에게 제공해준다. 키워드 제한 방식의 검열은 이와는 반대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즉 사용자가 미리 Sex, Nude, Porno 등의 키워드 제한 요건을 입력해 놓으면, 이러한 단어가 포함된 웹페이지는 사용자가 접속할 수 없게 된는 것이다.

이 방식에 의한 부작용은 사용자가 생각하기에 불건전한 정보뿐만 아니라 다른 엉뚱한 내용의 정보가 가로막히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EX란 단어를 키워드 제한시켜 놓았을 때, SEX에 관련한 학습 사이트, 예를 들어 생물 관련으로 성의 구별법이란든지, 성의 분리와 같은 엉뚱한 내용이 가로 막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일은 실제로 미국의 거대 통신망 회사인 컴퓨서브에서 발생했다. 그들은 뉴스그룹중 erotica, sex를 포함하고 있는 그룹을 차단하여 음란한 불건전 정보를 차단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조치로 인하여 건전한 뉴스그룹들- 즉, [교도소 내에서의 성폭력]과 AIDS방지를 위한 [Safe Sex], 성교육 뉴스그룹 등의 꼭 필요한 사이트들도 차단되어 문제가 되었다. 실제로 alt.religion.sexuality, clarr.news.sex, alt.sex.marsha-clark 등과 같은 경우와 같은 학술 그룹마저 차단되어 물의를 일으켰다. 검열의 선진국의 우리나라도 물론 이 종류의 그룹에 대한 차단을 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는 sex, erotica 등의 단어가 들어간 뉴스그룹에 대한 차단을 지시했으며 언제쯤 이 차단이 풀릴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나. URL 제한 차단 방식

이 방식은 앞에서의 사이버패트롤, 넷네니 등의 독립형 소프트웨어(Stand Alone Software)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고 우리나라의 NCA 패트롤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법은 차단 소프트웨어를 제공한 회사로부터 주기적으로 불건전한 사이트 목록을 받아서 이 목록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 목록에 부모들이 자녀가 접근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사이트를 추가할 수도 있고,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하고 생각되는 사이트는 해제시킬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이 방법의 문제점으로 지적될 것은 제한 목록의 사이트가 소프트웨어 제공 회사의 이데올로기적 편향에 의해, 엉뚱하게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제공 회사중 가장 보수적인 회사로 알려진 솔리드 오크사의 사이버시터 같은 경우에는, 미국의 대표적 여성 단체인 "여성 단체 웹사이트"(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s Website)나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Echo의 홈페이지도 차단하고 있다. 또한가지 커다란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기술적 한계를 포함하고 있는 문제이다. 전세계의 웹사이트의 숫자는 요즘 얼마나 될까 ? 아니 다만 이들이 걱정하고 있는 음란한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 아마도 음란 정보를 담은 홈페이지의 목록만 정리한다고 하더라도 그 파일의 크기는 아마도 웬만한 하드 디스크 하나는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 주소를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새로운 홈페이지를 계속 만들어 낼 것이고 아무래도 몇 사람이 정리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는 속도보다는 누군가가 새로운 음란 사이트를 만들어 내는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다.

따라서 이방법은 실제로 실효성이 별로 없는 방법이고 앞으로는 도태될 것이다.

다. 등급제 차단 방식 (PICS 방식)

PICS는 월드와이드웹 콘소시엄과 인터넷 정보 제공자들, 통신망 회사들,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학부모들이 모여 인터넷의 정보에 대한 기술적 등급 기준을 설정하려는 시도이다. PICS에 대한 내용은 다음장에서 자세히 서술한다.

아래의 시나리오는 PICS가 구현되어 등급서비스가 시행될때 어머니와 그의 아들이 정보를 검색하는 과정을 그려보았다.

1) 한 엄마가 10살박이 그녀의 아들이 컴퓨터를 쓸 수 있게 하기 위해 시스템을 켠다.

2) 아들을 위해 새로운 환경파일을 만든다.

3) 엄마에게는 서비스 분류를 선택할 권한이 있다.

4) 그녀는 아들을 위해 10세 이하의 서비스 환경을 선택한다. 그리고 웹사이트와 뉴스그룹, FTP싸이트에 차단 하는 옵션을 선택한다.

5) 아이가 인터넷사용을 위해 컴퓨터를 켠다.

6) 아이는 인터넷에 접근허락을 받기위해 사용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한다.

7) 아이는 접근이 허락된 싸이트에서는 마음껏 정보를 얻으면서 넷서핑을 즐긴다.

8) 아이는 어떤 불건전 사이트일지도 모르는 새로운 사이트에 접근을 시도한다.

9) 그러나 접근은 허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부모의 판단에 의해 접근이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10) 만약 꼭 접근이 필요하다면, 그는 엄마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11) 엄마는 아들의 요청을 고려해 본 후 해당 싸이트의 접근을 허락하거나 차단할 수 있도록 환경을 재설정한다.

이와 같은 선별적인 접근을 하는 방법에서 부모들은 다음과 같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 서비스의 범주를 선택.할 수 있다.

-. 각 서비스내 옵션을 설정한다.

-. 등급서비스의 선택사항들을 변경할 수 있다.

여기서 예를 든 부모는 물론 다른 상황, 다른 장소에서는 엉뚱한 감독자를 등장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정보검색을 차단한다든지, 회사에서 노동강도를 높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노동자들이 업무와 관련되지 않는 사이트의 접속을 막는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라. 제한된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 방식

이 방법은 그야말로 어린이들이나 청소년같이 제한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그 방법으로는 통신망 자체를 어린이들을 위해 꾸며 놓고 그 안에서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정보이외에는 제공하지 않는다. 천리안에서 준비하고 있는 어린이 천리안, 두산정보통신의 키드피아 넷 같은 경우가 있다.

또 한가지 정보 제공 서비스는 검색 엔진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후의 어린이용 검색 엔진 야후리건의(http://www.yahooligans.com/) 경우를 보자. 이 검색엔진은 기본 메뉴로 어린이들에게 교육상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이트를 세계, 학교, 과학 등으로 나누어 놓았고 검색 기능도 역시 한정된 내용만 제공한다.

검색 엔진에 sex란 단어를 넣어보자. 결과는 다음과 같이 무척 썰렁하다.

No match found for sex.

No Yahooligans! Site Matches

이 검색 엔진은 그 검색 범위 역시 어린이들에게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임의로 빼버린 것이다. 그런데 만일 어떤 어린이가 생물 공부를 위해 동물의 암수 구별에 대한 자료를 찾으려고 이 검색 엔진을 사용한다면 어떨까 ? 그 때 이 제한된 인터넷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다.

(3) 차단 소프트웨어가 가지고 있는 기능

일반적으로 차단 소프트웨어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가. 등급 기준을 지원한다.

RSAC나 SafeSurf 혹은 표준 PICS의 검열 등급을 지원하는가하는 문제이다. 앞으로는 모든 차단 소프트웨어가 웹을 기반으로 하는 PICS 방식을 따를 예정이다. 따라서 이 기능은 앞으로 모든 차단 소프트웨어에 기본으로 장착될 예정이다.

나. 여러 사용자나 사용자 그룹에 따라 등급 설정을 달리 할 수 있다.

보통 컴퓨터를 개인 혼자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일반 가정용 컴퓨터처럼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자녀와 부모가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 모든 사용자가 모두 같은 등급을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각 사용자는 그들에게 알맞는 등급을 부여 받고 각자 사용자 이름과 암호를 이용하여 컴퓨터에 로그인하여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초기에 감독자가 설치한 환경에 따라 여러 사용자는 자신의 사용자 수준에 맞는 영역까지에서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 감시 기능

이 기능은 사용자가 어떤 사이트에 언제 얼마동안 접속했는지를 기록해 놓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부모가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과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거나 회사에서 직원들이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 접근하고 있는지를 사후(事後)에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어찌보면 가장 효과적인 처벌의 기준을 제공할 수도 있고 어린이들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부모들이 어린이들의 일기를 읽어보는 것과 같은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시 기능은 이미 어떤 회사에서라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미 우리 모두가 감시당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라. 프로그램 공급사가 권장 사이트와 불건전 사이트 목록을 주기적으로 갱신해준다.

말 그대로 주기적으로 권장할만한 사이트 목록과 자녀를 비롯한 피감시자들이 접근해서는 안 될 사이트의 목록을 우편이나 전자 메일 서비스를 이용하여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는 프로그램 공급사의 편견과 선입관이 들어갈 수 있는 사전 검열의 형태를 그대로 부여주는 문제있는 기능이다. 보통은 이 목록을 감독자가 추가, 삭제, 수정할 수 있는 기능도 함깨 제공한다.

마. 키워드 제한 방식 지원

앞의 설명대로 키워드를 감시하는 기능이다.

바. 개인 정보 보호 기능

이 기능은 차단 소프트웨어의 필수적인 기능중의 하나이고 어찌보면 긍정적인 면이 많은 기능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자. 자녀들이 대화방에서 성도착증에 빠진 어떤 이상한 사람을 만나 자신의 이름, 전화번호 등을 알려주고 따로 만날 약속을 한다. 사실 이런 종류의 상상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끔찍하여 아이들에게서 컴퓨터를 뺐고 싶은 생각까지 들게 한다. 혹은 자녀들이 부모의 크레디트 카드 번호를 훔쳐서 그야말로 엄청나게 비싼 장난감을 통신 판매로 사버린 다면 ?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은 감독자가 자신의 혹은 자신의 자녀나 직원들의 개인 정보중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바람직하지 않은 정보의 유출을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이다. 이는 자신의 크레디트카드 번호를 허용되지 않은 사용자가 인터넷 상에서 입력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주거나, 내부에서 변화시켜서 다른 엉뚱한 정보로 변형시키는 방법으로 수행된다.
 

3) 등급제 시스템(Rating System) 과 PICS*발생, 경과 그리고 현재*

PICS(Platform for Internet Content Selection)는 최초에 "정보고속도로 하에서의 부모들의 권리 향상을 위한 모임" IHPEG(Information Highway Parental Empowerment Group)과 월드와이드 웹 콘소시움(W3C)의 독자적인 노력이 합쳐지면서 탄생했다. IHPEG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넷스케이프사에 의하여 1995년 생겨난 단체이며, 그밖에도 애플사, 아메리카 온라인사, 컴퓨서브, IBM 등을 비롯한 굴지의 많은 통신,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PICS 개발과 기술 표준의 통일에 참여하고 있다.

초기에 이들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의 폭넓은 기술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1. 어떤 집단이나 기업이 그들의 소속원들이나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또 제공받는 정보를 사용하기 쉬운 방법으로 분류(labeling)하는 것을 도와준다. 정보의 내용은 지금 현재의 영화 등급이나 도서관의 도서분류 시스템처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그밖에도 가격이나 저작권, 접근허용권 등을 지정해줄 수 있다.

2. 각 개인들에게 정보의 선택과 접근금지를 지정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제공해준다.

사실 이들은 처음에는 다만 기술적인 부분에 치중한 나머지 - 물론 이후에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하게 되지만 - 그들의 목적이 불분명한 부분이 많았다. 우리는 이글에서 좀더 정확한 표현을 제시하여 이후의 혼란을 방지하려 한다. 이 내용의 명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개념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분류(Labeling) - Describing as belonging to a particular kind or clss

- 어떤 특정한 종류와 그룹에 포함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

즉 도서관등에서 어떤 책이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고 어떤 분류에 포함되는 지를 미리 구분해서 사용자나 사서 등이 쉽게 찾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일반적으로 일컫는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는 이러한 분류(labeling)는 아주 유용하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labeling)를 누가 하느냐 그리고 어떤 목적에서 하느냐에 따라 검열의 문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은 미국의 도서관연합회 (ALA: American Library Association)가 설명하고 있는 분류(labeling)이다.

"분류(labeling)는 어떤 특정한 정보에 대해 편견을 가진 분류를 정해주거나, 편파적인 시스템을 이용하여 그 정보를 격리시키는 관행이다."

(Labeling is the practice of describing or designating matirials by affixing a prejudicial label and/or segregating them by a prejudicial system)

그들은 분류(labeling)를 위와같이 정의하면서, 분류(labeling)는 검열의 도구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정의는 첫 번째 정의에서 등장하는 분류(labeling)의 유용한 면을 간과한 것같다. 분류(labeling)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그 라벨을 정하느냐 하는 것이다. 분류(labeling)이 만일 자발적으로 정보제공자의 견해와 가치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자발적인 분류(labeling)가 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이것이 만일 영화의 등급 설정과 같이, 제 3자의 강압에 의해 제 3자의 견해와 가치관에 따른 편견을 준다면 이는 검열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이 될 것이다. 물론 이글에서 문제로 삼는 것은 두 번째의 분류(labeling), 즉 강압적인 제3자의 분류(labeling)가 될 것이다.

초기에 PICS를 설명해주는 W3C에서 제공하는 설명서에서는 - "PICS: Internet Access Controls Without Censorship" - PICS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음란하거나 폭력적인 이미지에 노출되기를 바라지 않으며 기업경영자는 고용인이 네트워크의 사용이 많은 시간에 업무외의 오락용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컴퓨터를 끈다는 것은 너무나 무식한 방법이다. 정당하지 않은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Parents may not wish to expose their children to sexual or violent images. Businesses may want to prevent their employees from visiting recreational sites during hours of peak network usage. The "off" button is too crude: there should be some way to block only the inappropriate material.)

이미 이 구체화된 목적에서는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통제와 노동통제에 대한 명확한 의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통제는 어린이들의 프라이버시 문제 등으로 부정적인 견해도 있지만, 부모가 자신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방침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한다는 것,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 기술의 도움을 받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하지만 두 번째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노동통제를 노리는 자본의 의도를 명확히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

이후에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국가와 정부의 의도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앞 문서의 이후 버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추가되어 있다.

"국가는 자신의 나라에서는 불법이지만 다른나라에서는 합법적인 표현물에 자국민이 접하는 것을 통제하기를 원하고 있다."

(Governments may want to restrict reception of materials that are legal in other countries but not in their own.)

이는 명확히 국가에 의한 검열을 의미하는 항목이다. 결론적으로 PICS는 초기의 기술적 순수성과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과 청소년 보호기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는 하나의 검열의 도구로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여러 부정적인 모습이 염려되고 있다.

3. 등급 설정의 규약과 기준

그렇다면 PICS의 내용을 규정짓게 될 등급설정의 규약과 기준은 어떻게 될까 ? RSACi와 SafeSurf는 PICS 온라인서버를 통해 그들 고유의 분류등급을 제공하고 있고 이미 많은 단체나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이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아마도 이들의 기준이 PICS의 공통된 기준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큰 것이다. 현재 등급 기준을 제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이들 두단체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1) RSACi

RSAC(The Recreational Software Advisory Council)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오락용 소프트웨어 자문위원회" 정도가 될 것이다. 대학교수들과 컴퓨터 업계의 몇몇 대표들로 구성된 RSAC는 컴퓨터의 오락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심의 및 자문을 수행하여 이 프로그램이 어떤 사람들에게 적당한가를 판별해주는 기준을 제공해주는 단체이고,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1997년 3월 현재 RSAC는 504개의 오락용 컴퓨터 소프트웨어들에 대하여 등급을 메겨두었다. 이 위원회는 수수료를 받고 소프트웨어 등급부여 업무를 하고 있다. 영화산업에서 NATO(National Association of Theater Owners)의 회원들이 등급이 없는 영화는 상영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오락용 소프트웨어 소매업자들도 등급이 매겨지지 않은 컴퓨터 게임에 대해서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월마트(Wal*Mart)는 등급이 매겨진 컴퓨터 게임만 판매하겠다고 밝힌 첫번째 체인이고, Toys R US,Sears, NeoStar에서도 비슷한 발표를 했거나 할것으로 알려졌다.

RSACi(RSAC on the Internet: RSAC 인터넷 등급 서비스)는 RSAC에서 인터넷 상에 유통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사이트들에 대한 등급체계를 제공하는 새로운 규약이다. 이 RSAC 인터넷 등급 서비스는 20년간 대중매체가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온 스탠포드 대학의 Donald F. Roberts 박사의 연구를 토대로 하여 제작되었다. 컴퓨터 게임 등급체계와는 다르게 RSACi는 내용제공자나 사용자 모두에게 무료로 서비스되도록 계획되었고, 새로운 등급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하여 재정적으로 필요한 기금을 모으기 위한 후원체계를 선택했다. RSAC는 인터넷 정보 제공자들과(IP) 상용 서비스 제공자들(ISP)이 자발적으로 이 등급체계를 따르도록 권장하고 있다. RSAC가 등급의 정확성을 검증할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사이트 체크를 시작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1996년 9월현재). 앞으로 오스트레일리아와 유럽공동체에서는 이 규약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고, 캐나다, 스페인, 싱가폴, 중국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RSAC는 텔레비젼 검열시스템 V-Chip이 국회에 상정되자 RSAC 등급시스템의 변경된 버젼을 V-Chip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RSAC는 정부가 할 역할은 자율적으로 등급 등록을 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일이고, 국회에서는 산업계를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율 등급 체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간, 돈, 자원이 필요한 머나멀고 험난한 길이므로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산업계, 정부, 일반시민 모두의 건강한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Stephen Balkam, Executive Direcotor RSAC )

RSACi 등급시스템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독립적이고 비영리 단체인 RSAC에서 만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Explorer)나 사이버패트롤(Cyberpatrol)과 통합되어 사용할 수 있다. 컴퓨서브(CompuServe US and Europe)도 RSACi시스템으로 모든 내용을 등급화하는데 동의했다.

- RSACi 목적 : 웹상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간단하고 효율적은 등급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 부모에 의한 제어 : 브라우저 레벨이나 블록디바이스(Block-device, 사이버패트롤과 같은 것)에서 등급을 설정한다.

- 내용 제공자 : 웹등록자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등급시스템이다. 웹관리자는 RSAC Site의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웹페이지를 위한 등급을 생성할 수 있다. RSAC 스크립트가 웹페이지에 넣을 수 있도록 PICS-compatible HTML tag를 생성하고 데이타베이스에 해당요소를 기록한다. 정부가 등록을 허용할지 말아야 할지 규제하는 것보다 훨씬 자율적이기 때문에 기꺼이 등급을 매기도록 강제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나 교육자가 참여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웹관리자가 등급을 매기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 상업적 웹사이트 : 부모는 아이들을 위해 '등급이 매겨지지 않은 사이트에 가지 마라' 옵션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사이트에서는 해를 끼지는 내용을 담고 있던 아니든간에 방문객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 등급을 매길 것이다.

- 표현의자유 보호 : RSACi는 웹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MIT에서 만든 PICS 기반으로 일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기술을 위한 센터(Center for Democracy and Technology)에서 정부가 자유로운 웹의 이점에 반대되는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일을 지원하고 있다.

- 등급 설정 : 4가지 범주(섹스, 신체 노출, 어투, 폭력)에 대하여 각각 다섯가지 등급이 있다.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 보안을 설정할 때 볼 수 있는 RSAC의 등급 기준이다.

섹스:

수준 0-해당사항 없음

수준 1-정열적인 입맞춤

수준 2-옷은 입은 채 나누는 성적 교감

수준 3-노골적이지 않은 성적 교감

수준 4-노골적인 성 행위

신체노출:

수준 0-해당사항 없음

수준 1-신체가 드러나는 옷

수준 2-신체 일부 노출

수준 3-신체의 정면 노출

수준 4-자극적인 정면 노출

어투:

수준 0-해당사항 없음

수준 1-가벼운 비어 또는 인체 기능에 빗댄 가벼운 은어

수준 2-비어, 성 기관을 빗댄 용어 사용하지 않음

수준 3-공격적이며 저속한 어투, 외설적인 어투, 모멸적인 욕설

수준 4-노골적으로 내뱉는 혐오스런 말투. 성에 관련된 노골적인 비속어 사용

폭력:

수준 0-해당사항 없음

수준 1-격투로 인한 살상, 신체에 심각한 피해

수준 2-사람 또는 동물에 대한 상해 또는 살상. 위협을 넘어선 보복

수준 3-사람에 대한 상해 또는 살인

수준 4-잔인하고 이유없는 폭력

(2) SafeSurf

Wendy Simpson과 Ray Soular에 의해 시작된 Safesurf의 등급기준도 RSAC와 거의 대동소이하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SafeSurf 등급표준은 강제가 아니라 자율적인 표준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내용의 등급은 자율적인 것이지만, 성인들을 위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사이트들이 어린이들이 봐도 되는 것처럼 등급을 매겨 어린이들을 유혹하는 사이트들은 법적인 제재조치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등급이 자발적임을 무척 강조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등급에 대한 확인과 인증 절차를 통해 이것이 그렇게 자발적인 것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 정보제공자들이 자신들의 사이트에 부여하는 모든 등급은 SafeSurf 회사의 확인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 SafeSurf 회사의 분류심의위원회(Classify Organization Review Committee)는 인터넷 정보의 범주들(categories)과 하위 범주들(sub-categories)의 인증을 심의할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심의 및 인증에 대한 절차는 이 등급이 현재는 사후 승인 형식을 띄고 있지만 충분히 정보제공자 자신의 자기 검열과 이후에는 사전 검열 양상을 띌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 우려스럽다.

다음은 Safesurf가 사용하고 있는 등급 표준이다.

SafeSurf SS~~ 등급표준

부모 주의수준을 나타내는 성인 대상의 주제

0. 연령 범위

1) 모든 연령

2) 초등학교 상급학년

3) 십대

4) 십대 후반

5) 부모들의 감독 요망

6) 일반 성인

7) 제한된 성인

8) 일반 성인 전용

9) 명백한 성인 전용

1. 모욕이나 모독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속어를 사용한 은근한 암시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속어를 사용한 명백한 암시

3) 기술적 참조: 일반 사전, 백과사전, 뉴스, 기술적 참조를 통한 모독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 예술적 형태를 빌어 표현된 제한적이고 비성적인 (non-sexual) 모독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 예술적 형태를 빌어 표현된 비성적인(non-sexual) 모독

6) 그림(graphic): 외설적인(obscene) 몸짓의 제한된 사용

7) 상세히 묘사된 그림: 외설적인 몸짓의 일반적인 사용

8) 명백한 욕설(vulgarity): 욕설과 외설적인 몸짓을 많이 사용, 감독이 없는 대화방

9) 명백하고 거친 모독: 성적인 표현과 몸짓으로 가득찬 정보, 감독이 없는 대화방

2. 이성간의 성행위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묵시(metaphor)를 통한 은근한 암시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묵시를 사용한 명백한 암시

3) 기술적 참조: 일반 사전, 백과사전, 뉴스, 의학적 자료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 예술적 형태를 빌어 표현된 제한적인 암시적 묘사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 예술적 형태를 빌어 표현된 암시적 묘사

6) 그림(graphic): 성행위의 묘사

7) 자세히 묘사한 그림: 성행위의 자세한 묘사

8) 명백히 묘사한 그림이나 참가를 유도하는 그림: 성충동을 유발시키기 위한 성행위의 자세하고 명백한 묘사. 이 정보에 접근한 인터넷 이용자를 성행위에 참가하도록 유혹하는 동영상. 감독없는 성적인 대화방이나 뉴스그룹(newsgroups)

9) 명백하고 거친 성행위나 명백한 참가유도: 성충동을 유발시키기 위한 성행위를 그림을 통하여 자세히 묘사. 이 정보에 접근한 인터넷 이용자를 성행위에 참가하도록 유혹하는 동영상. 감독없는 성적인 대화방이나 뉴스그룹(newsgroups)

3. 동성간의 성행위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묵시를 통한 은근한 암시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묵시를 통한 명백한 암시

3) 기술적 참조: 일반 사전, 백과사전, 뉴스, 의학적인 자료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 예술적 형태를 빌어 표현된 제한적인 암시적 묘사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 예술적 형태를 빌어 표현된 암시적 묘사

6) 그림(graphic): 성행위의 묘사

7) 자세히 묘사한 그림: 성행위의 자세한 묘사

8) 명백히 묘사한 그림이나 참가를 유도하는 그림: 성충동을 유발시키기 위한 성행위의 자세하고 명백한 묘사. 이 정보에 접근한 인터넷 이용자를 성행위에 참가하도록 유혹하는 묘사. 감독없는 성적인 대화방이나 뉴스그룹(newsgroups)

9) 명백하고 거칠 성행위나 명백한 참가유도: 성충동을 유발시키기 위한 성행위를 그림을 통하여 자세히 묘사. 이 정보에 접근한 인터넷 이용자를 성행위에 참가하도록 유혹하는 동영상. 감독없는 성적인 대화방이나 뉴스그룹(newsgroups)

4. 누드 또는 신체노출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3) 기술적인 참조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

6) 그림(graphic)

7) 자세히 묘사한 그림

8) 명백히 모독적인 누드

9) 명백하고 조잡스런 누드

5. 폭력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3) 기술적인 참조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

6) 그림(graphic)

7) 자세히 묘사한 그림

8) 동영상을 통한 참가 유도

9) 폭력에의 개인적 참가 격려 및 무기 제조

6. 성행위, 폭력, 모독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3) 기술적인 참조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

6) 그림(graphic)

7) 자세히 묘사한 그림

8) 성적이고 폭력적인 명백한 모독

9) 명백하고 거친 표현

7. 다른 인종과 종교에 대한 비난이나 공격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3) 기술적인 참조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글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글

6) 그림(graphic)을 이용한 토론

7) 증오의 지지 및 동조

8) 폭력적이거나 증오에 찬 행위를 지지

9) 폭력적이거나 증오에 찬 행위를 주창

8. 불법적인 마약남용 찬양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3) 기술적인 참조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

6) 그림(graphic)

7) 자세히 묘사한 그림

8) 동영상에 의한 행위 참가

9) 개인적인 참가를 유도

9. 기타 성인 주제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3) 기술적인 참조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

6) 그림(graphic)

7) 자세히 묘사한 그림

8) 명백한 모독

9) 명백하고 거친 표현

A. 도박행위

1) 은근한 암시나 은유

2) 명백한 암시나 은유

3) 기술적인 참조

4) 그림을 사용하지 않은 예술적 표현과 도박 광고행위

5) 그림(graphic)을 사용한 예술적 표현과 도박 광고행위

6) 실험적 도박

7) 돈내기를 하지 않는 실제 도박

8) 돈내기를 하는 실제 도박을 부추김

9) 돈내기를 하는 방법을 제공
 
 
4) 인터넷 등급제의 비판적 이해

(1) 등급제는 또 하나의 검열에 불과한가 ? - 누가 등급을 설정하는가 ?

이 문제는 과연 등급이 자발적이냐 아니냐로 귀착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PICS 옹호자들은 이 분류(labeling)는 아주 자발적인 것이고 이것이 강제적인 규정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정부가 자발적인 등급을 그대로 믿고 이를 방치할 것인가 ? 틀림없이 등급을 속여 장사를 하려는 사이트에 대한 우려때문이라도 어떤 식으로든지 사후 승인 및 등급 재조종의 조치가 있을 것이며 이것은 그 자체로서 정보제공자 자신들의 자기 검열 및 정부의 직접적인 검열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는 이미 현실로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에서는 R3/Safety Net(Rating Reporting Responsibility For Child Pornography & Illegal Material on the Internet)의 다음과 같은 제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 모든 사용자들은 유즈넷을 포함하여 그들 자신의 웹페이지를 RSACi의 규정에 따라 등급을 메기고, 이 등급이 잘못 메겨진 사이트는 지워버려야 한다."

또한 영국의 Metropolitan Polce가 인터넷 정보제공자들에게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많은 유즈넷 그룹을 막으라고 지시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구속될 수 있음을 협박한 사실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모습은 전혀 자발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등급은 자발적이지 않다면 이것은 검열과 다름이 아니며, 자발적인 등급이라 하더라도 이후의 검토 내지는 승인울 - Review의 과정 - 통하여 이 등급을 확정하고 잘못된 등급의 정보를 강제로 막거나 정보제공자를 처벌한다면 역시 검열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차단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URL 차단 방식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소프트웨어 공급사나 정보제공자 혹은, 정부 또는 사회단체가 만일 차단하여야할 URL 목록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면,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목록을 작성한 사람의 편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앞에서도 예를 들었듯이 유명한 차단 소프트웨어의 하나인 사이버시터(CyberSitter)가 여성운동단체인 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s Website나 환경운동 단체인 Echo를 막은 것은 그들의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ACLU(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에서는 등급제의 도입과 차단 소프트웨어의 사용은 필연적으로 검열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공식적으로 정부에 제기했다. 또한 정보제공자의 자신의 정보의 등급이 부적절하게 매겨놓는 것을 범죄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ACLU의 주장은 인터넷도 인쇄물과 같이 취급받아야하며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통한 등급제나 제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2) 우리나라에서 등급제는 과연 실효성이 있을 것인가 ?

일반적으로 기술적 표준인 PICS 자체는 가치 중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등급을 부여하는 등급제 시스템의 도구가 된다면 이는 더 이상 가치중립적이라고 볼 수 없다. PICS는 세계적으로 기술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양상이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이 표준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등급제의 새로운 목적으로 자리잡은 국가별 등급 접근의 차이, 즉 어떤 나라에서는 허용되는 내용이 다른 나라에서 불법으로 간주되는 경우에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의 많은 사이트가 불법으로 간주될 것이다 - PICS는 유용하게 새로운 검열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덧붙여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등급제가 또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정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국가별 설정을 달리 할 수 있다는 PICS의 유용성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볼 때는 이러한 등급제는 하나의 중복된 시스템에 불과할 것이다.

얼마전 장선우 감독의 "나쁜영화"에서 자신들이 막고 싶은 것은 등급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등급보류"라는 이상한 판정을 내리는 것에서 목격했듯이, 또 조금만 불온한 (?) 내용에도 직접 경찰을 동원해서 막고 구속시키고 하면서 '개박살'을 내고 있는데 여기에 또 무슨 등급제가 필요한가 ?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우리는 이미 다음과 같은 두가지의 검열 관련 법규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의 규정이고

제53조(불온통신의 단속) ① 전기통신을 이용하는 자는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내용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동법시행령중

1. 범죄행위를 목적으로 하거나 범죄행위를 교사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2. 반국가적 행위의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3.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둘째는 청소년보호법 제10조의 규정이다.

1.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

2. 청소년에게 폭악성이나 범죄의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

3.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형태의 폭력행사와 약물의 남용을 자극하거나 미화하는것

4.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의 형성을 저해하는 반사회적·비윤리적인 것

5. 기타 청소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명백히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것

선량한 풍속, 욕구를 자극하는 등의 애매한 표현을 통하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검열이 이미 무차별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인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검열관련 독소조항이 없어지지 않는한, 우리나라에서는 PICS가 도입되느냐, 등급제 시스템이 자리잡느냐 하는 문제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3) 등급제의 사회적 비용과 기술적인 한계

기술에 의한 등급제는 또다른 기술을 낳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가 미국에 있었다. cybersitter라는 프로그램에서 "gay"라는 단어를 입력할 때 접속불가로 나온 Spectacle이라는 온라인잡지가 있다. 물론 이 잡지는 사회의 문화적 현상에 대해 다양하게 토론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음란사이트로 낙인찍힌 것이다. 이로 인해 Peacefire라는 미국단체는 Cybersitter의 검색기능을 마비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온라인으로 보급하였다. PICS라는 기술표준은 결국 Anti-PICS라는 기술표준을 가져올 것이다.

결국은 그렇게 보호하고자 했던 우리의 영리한 청소년들은 얼마든지 다른 방법을 통하여 그들이 원하는 (?) 포르노 사이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누구든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단적인 예로 모든 부모들과 정부가 앞장서서 막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우리의 아이들이 음란 잡지며, 음란 비디오를 즐기고, 직접 제작 전선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일까 ? 우리는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그 아이의 나이가 얼마가 됐든지 간에 그가 원하는 음란물을 구할 수 있다는 사회의 현실을 이미 알고 있다. PICS는 어쩌면 아주 쓸 데없는 시간과 정력의 낭비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또한가지. PICS의 정착을 위해서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다만 표준을 제공하고 정보제공자들이 자발적으로 등급을 설정한다는 경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등급제가 등장하더라도 결국은 이 등급이 제대로 결정되었는지, 누군가 등급을 속여서 장사하는 경우는 없는지에 대한 심의 및 확인 작업이 정부나 사회단체, 혹은 다른 어떤 기관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인터넷은 이제 바다로 일컬어진다. 이 바다에 퍼져있는 그 수많은 정보를 어떤 기관에서 모두 심의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실제적으로 절대 불가능하다. 또한 그 심의 기관은 그들의 심의 작업에 소모되는 막대한 비용을 모두 정보제공자들에게 요구하거나, 사회적 비용으로 돌려서 정보 사용자의 사용료를 올려놓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5) 그리고 열린 가능성

그러나 이러한 차단(filtering) 혹은 분류(labeling) 기술이 꼭 아무런 쓸모도 없고 완전히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PICS의 처음의 기술적 목적이라든지 차단 소프트웨어의 여러 유용한 기능을 언급했듯이, 이러한 새 기술은 우리의 생활과 과학을 풍부하게 하고 우리의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긍정적인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전제 조건이 있다. 즉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등급제를 구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등급제의 문제를 다루기 이전의 실제적인 검열로 규정될 수 있는 여러 법조항이나 관행에 대한 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독소 조항이 모두 해결된다는 전제 하에 미국ACLU의 권고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인터넷이용자에 맡겨야 한다. 어디에 접속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결정과 책임은 결국 이용자와 가정=부모의 몫이다.

둘째 정보산업에서 주장하고 있는 PICS의 표준화나 등급외에 대한 금지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출발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차단소프트웨어(block software)를 설정할 권한은 소비자가 가져야 한다.

넷째 국가차원의 어떤 개입이나 검열이 있어서는 안된다.

다섯째 공공기관에서의 사용은 금지되어야 한다.